도둑들. 오달수보다 웃긴 전지현 그녀는 역시 엽기적도둑들. 오달수보다 웃긴 전지현 그녀는 역시 엽기적
Posted at 2012/07/26 06:52 | Posted in 티비가요/드라마
한국판 오션스 일레븐이라는 명예 혹은 오해를 받았던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개봉했다. 이미 히트를 이어온 감독의 명성에다가 한 영화에서 다 보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유명배우들이 총집결한 지라 화제성에서는 당해낼 것이 없었고, 그것은 첫날 예매율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앞선 것으로 증명됐다. 그리고 마침내 개봉날, 서울 외곽의 상영관은 꽉 들어차지는 않았지만 다른 영화 개봉 때는 없었던 열기가 느껴졌다.
화제성 갑인 영화지만 그래도 의심을 풀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서둘러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 하나로만 보자면 이미 할리우드 오락성을 따라잡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두 시간이 넘는 즐거움 끝에 만족스런 표정으로 극장을 나올 때쯤에는 뭔가 인간에 대한 쓸쓸한 인상이 따라다님을 느끼게도 된다. 그러나 그 부분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영화를 잘못 본 것은 아니다. 어차피 오락영화니까.
물론 이 영화에 대한 지독한 혹평도 존재한다. 오션스 일레븐이라는 영화 때문이다. 도둑질에 한해서는 오션스 일레븐을 뛰어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10명의 도둑, 정확히는 9명의 도둑과 1명의 외부인을 뭉그러지지 않게 잘 비벼낸 실력은 오션스 일레븐에 딱히 뒤질 일이 없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도둑들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무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김해숙이다. 이 정도에서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해도 좋다.
거기에 해품달의 히어로 김수현의 가세와 엽기적인 그녀 이후 이렇다 할 작품 없이 CF스타로 전전해온 오욕을 씻기 위해 출전한 전지현까지 눈을 어디에다 둬야 좋을지 모를 상황이다. 이런 매력덩어리들을 한 데 모아놨으니, 연출 없이 수다만 떨게 해도 2시간은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도둑들은 전지현을 CF모델에서 다시 영화배우로 만들어줬다.
그리고 전지현은 이번에도 역시나 엽기적이었다. 긴 세월 대한민국 레전드 여신미모로 군림해온 전지현이지만 도둑들에서는 그런 우아함은 싹 다 벗어버렸다. 10명의 도둑들 중에서 오달수가 있다. 그의 존재는 분명 웃음을 위한 당연한 부비트랩이다. 그리고 관객이 오달수에 도착할 때마다 그 부비트랩은 오작동 없이 제대로 터져준다. 그런데 때때로 오달수 이상으로 웃겨주는 여자가 바로 전지현이었다.
아빠가 부르면 예 하고 달려가는 예솔이 아니라 범죄가 부르면 예 하고 달려가는 예니콜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전지현은 줄타기가 전문이다. 실제로 도둑들에서 보이는 전지현의 와이어액션은 멋지다. 그런데 예니콜이 줄타기보다 더 잘하는 것이 있다. 바로 욕이다. 바로 김해숙한테도 지지 않는 거침없는 입담이다. 그저 대사로만 여겨지지 않게 입에 착 달라붙는 싸고 질펀한 입담에 절로 유쾌해진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말을 아껴야 하기에 일일이 그 장면들을 말할 수는 없지만 전지현은 다시 엽기적인 그녀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세월을 겪은 만큼 더 과감하고, 더 저렴한 모습도 마다않는 그녀였지만 여전히 전지현이라는 로망에 대한 배신은 없었다. 연기를 대단히 잘했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지만 예니콜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해석과 소화는 충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