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취소에서 재개로. 북미정상회담을 지배하고픈 트럼프

Posted by 탁발
2018.05.26 09:10 시사읽기
-->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낙담하고 또 슬퍼했던가. 우리 시간 24일 밤에 전해진 트럼프 발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은 한반도 평화를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한국인들을 실망과 분노에 빠뜨렸다. 그래도 희망을 갖자, 우리만이라도 평화를 빚어가자 다짐을 했지만, 그것이 가능해서가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절박한 심정의 토로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거짓말 같은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종일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혹시나 하는 생각들의 이심전심이었다. 북미정상회담의 취소를 현실로 인정하기에는 지금까지 걸었던 기대와 희망이 너무도 컸기 때문이다. 미국 정가는 북미 간의 냉각기가 상당 기간 갈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에 보낸 트럼프의 공개서한은 꽤나 정중했고, 회담이 계속될 여지가 전혀 없지도 않았지만 동시에 강경한 표현도 많아 취소 선언의 번복은 쉽지 않을 것이 현실적인 인식이었다.

 

그러나 싱가포르 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한 지 만 하루 만에 상황은 또 급변할 조짐을 보였다. 취소를 선언했던 북미정상회담이 12일 예정대로 개최될 수도 있다는 외신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트럼프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으로부터 따뜻하고 생산적인 매우 좋은 뉴스를 받았다우리는 곧 이것이 어디로 이르게 될지 보게 될 것이며, 그것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번영과 평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외신들은 북한과 미국이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역시 트럼프였다. 예측이 불가능한 화법과 행동을 구사하는 트럼프였기에 정상회담이라는 매우 민감한 주제도 하루 만에 엎었다 다시 되돌릴 수 있었다. 그런 트럼프에게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고 혹은 예정대로 하는 것에 이유를 만드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물론 이런 트럼프의 극적인 반전에는 많은 예상을 깨고 북한의 반응이 매우 정중하고, 침착했던 것을 빼놓을 수 없다. 트럼프의 정상회담 취소가 발표되고 8시간 만에 김계관 북한 외무상 제1부상의 명의의 담화에는 종전의 거친 표현 혹은 트럼프의 표현에 의하자면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 절제된 표현 속에도 트럼프식 해법을 추켜세우고, 북미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한 것이 트럼프의 반전을 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는 위임에 따라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적인 의지임을 분명히 하는 대목이었다.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혹스러운 속에서도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정상 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하길 기대한다말한 대목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반응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드러나는 운전자의 역할보다는 보이지 않는 역할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에 맞추지 않고는 북미관계가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을 모를 리 없지 않은가. 

 

어쨌든 물밑접촉이 공식화될 북미정상회담이 긍정적으로 돌아선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다. 다만 이제는 누구도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 예측하기는 쉽지 않아졌다. 정말로 끝나봐야 알 수 있는 지경이다. 그 하루 동안은 마치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탄 심정이었다. 한편의 호러영화를 본 것 같은 상황 속에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의 유일한 지배자로 등극했다. 북미정상회담의 취소 이유도, 재개의 목적도 그것 때문일 수 있다. 


오히려 잘된 일일 수 있다. 북미정상회담의 긍정적 성과를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그렇지 않아도 부담스러웠던 차에 트럼프의 스퍼트로 온 이목을 독차지하게 됐다. 트럼프에게 모든 공을 넘기는 것은 애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전략이었다. 우리가 원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누누이 강조했던 부분이다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