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만나 밝힌 트럼프식 비핵화 모델, 리비아식 아닌 남아공식?

Posted by 탁발
2018.05.24 10:09 시사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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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14일 방미는 흔들리던 북미정상회담을 다시금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기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12일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이후로는 대단히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왕복 30시간의 발품을 판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한미정상이 짧지만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만나 예정에 없던 31분의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북미정상회담의 전망은 오히려 회담이 결정된 시점보다 오히려 더 유연해졌고, 진전도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서 체제보장경제적 번영을 직접 언급했으며 일괄 타결 원칙에서도 조금은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그간 빠지지 않았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얼마전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CVID보다 한층 더 강화된 개념의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에 힘을 주던 때를 생각하면 미국의 매우 긍정적인 태도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앞서 북한이 자진해서 억류되었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송환한 것이나 곧 실시될 풍계리 핵실험장 자진 폐기 등의 전향적 태도에 대한 성의를 보인 것이다. 노벨상을 무척이나 갈망하고,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에게 이란과의 핵협정을 탈퇴하고 또 북한과의 핵협상에서의 실패는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속사정도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 이유로 꼽히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 즉각적인 비핵화가 아닌 단계적 폐기의 여지도 남겨 두었다는 사실이다. 펜스 미국 부통령은 “CVID착수될 때까지는 미국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완료가 아니라 착수에 방점을 찍는다면 미국의 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이다.

 


다시 말해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식이 북한의 반발을 사자 백악관이 대안으로 언급했던 트럼프식 비핵화 모델의 윤곽이 나온 셈이다. 북한과 미국 사이에 절충지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또한 가능하다. 결국 트럼프식 모델은 리비아나 이란식이 아닌 남아공식 해법에 가까울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남아공식은 일단 ICBM 등 핵무기는 먼저 폐기하고 나머지 핵재료 등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처리하는 절차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까지 가기 위해서는 북미 간에 지금보다 더 강력한 신뢰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는 그에 대한 희망과 제안이 모두 담겼다고 볼 수 있다.

 

짧았지만 배석자 없이 긴밀하게 대화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로 미국의 협상태도가 대단히 유연해진 것은 큰 성과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북한과 미국의 태도에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아니 미국이 오히려 더 큰 양보를 보였다.

 

이제는 거꾸로 북한이 미국의 양보와 포용에 대응할 조치가 필요할 상황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남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이 열리자 응답하지 않던 풍계리 취재기자 명단을 접수했고, 남북직항로를 열어 맞이했다. 외신기자들은 남한 기자들을 위해 북한이 출발시간을 지연시킨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며칠 동안이지만 무거웠던 긴장이 풀리고 있다.

 

많은 희망적 진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이 연기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을 남긴 것이 북한의 분발을 독려하는 트럼프식 화법이라는 것을 북한이 모를 리 없다. 북한과 미국이 각자의 모습으로 북미정상회에 희망과 긍정을 쌓고 있다. 아직 쉽지 않은 과정을 남겨 두고 있지만 희망을 더 품어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북한과 미국이 아니라 오히려 한반도 평화를 노골적으로 방해하는 일본과 국내의 반대 세력들일 것이다. 북한이 비자비용으로 1만 달러를 요구했다든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안 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등의 오보 혹은 가짜뉴스를 버젓이 내놓는 보수 언론들이 한반도 평화에 가장 해로운 존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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