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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의 신곡 뮤직비디오가 지상파 3사로부터 비과학적 행위와 다소 폭력적인 장면 포함 등의 이유로 각각 방송 불가·보류(재심의),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방송사들이 한 목소리로 비과학적이고 폭력적이라고 지적한 부분은 실제 굿 장면을 넣은 것 때문이다. 그런데 장윤정 뮤직비디오가 담은 굿 장면은 정부가 지정한 중요무형문화재 82-2호 황해도굿의 김금화 만신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방송사들은 정부의 행위를 비과학적이고 폭력적이라고 규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 뮤직비디오를 보면 사실 별 것 없다. 죽은 여자가 김금화 만신에게 빙의하는 장면과 작두를 타고, 돼지를 삼지창에 세우는 부분이 아마도 문제가 됐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빙의현상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이미 영화 사랑과 영혼으로 세계인이 그 의미를 인정했던 것이다. 또한 분명 심리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비과학적이 아니라 초과학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설혹 그렇지 않더라도 인간문화재 김금화 만신이 직접 출연한 것을 보고도 방송 불가 딱지를 붙인 것은 단순히 일개 뮤직비디오에 대한 심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편견에 따른 모욕적인 태도이다.

 

무속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유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우리 전통문화의 문화원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무형문화재 중에서 무속만큼 역사적으로 깊은 뿌리를 가진 것은 없다.

 

정부는 차관급의 문화재청을 두어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들여 전통문화를 보존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그렇지만 오랜 세월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힘겹게 전통문화를 지켜온 많은 장인과 예인들의 땀과 눈물에 비한다면 정부의 노력은 정말 최소한에 그칠 뿐이다.

 

그러나 정부와 함께 전통문화 보존에 힘을 쏟아야 할 방송사에서 그 소중한 중요무형문화재를 미신이나 비과학이라는 굴레를 씌워 폄하하는 것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이번 장윤정 뮤지 방송불가는 영상물을 심의하는 부서의 전통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온 실수가 분명할 것이다.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이렇게 몰지각한 기준을 뒀을 리는 없을 것이다.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방송사들은 당장 김금화 만신에게 사과하고, 장윤정 뮤직비디오도 원본 그대로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답답한 것은 문화재청이다. 하루 종일 포털 검색순위에 오른 사안에 대해서 정작 주무관청인 문화재청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일이다. 당연히 나서서 방송사가 인간문화재를 모욕하는 일에 항의하고, 잘못된 편견과 무지를 바로잡았어야 했다.

 

세상 어떤 종교도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다. 예수의 부활과 석가모니의 해탈이 과학적으로 증명될 사실은 아니지 않은가. 모든 종교가 그런데 유독 우리 민족과 5천년을 함께 해온 토속신앙과 문화에 대해서 지극히 경직된 시선으로 대하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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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탁발

 

 

나는 가수다 시즌1의 최초 탈락자였던 김건모가 시즌2 첫 경연에서 상위권에 들었다. 그와 함께 나가수 광탈의 아이콘 김연우 역시 김건모, 박완규와 함께 상위권에 들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다만 정엽은 조덕배의 <꿈에>를 잘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에 들지 못해 다음 주 고별전에서 조금은 더 긴장된 무대를 준비하게 됐다.

 

첫 녹화방송에서 신데렐라의 탄생을 알렸던 정인 역시 박상민, 정엽 등과 함께 고별전에서의 권토중래를 준비하게 됐다. 이로서 5월의 가수전에는 A조의 이은미, JK김동욱, 이수영 그리고 B조의 김건모, 김연우, 박완규가 던 한 자리의 이 달의 가수를 놓고 2주 후에 경연을 벌이게 되며, 그에 앞서 다음 주에는 5월을 탈락자를 결정짓는 고별전에 나머지 가수들이 맞붙게 됐다.

 

다음 주 고별전에는 정엽과 이영현이 나가수 시즌1 경험자이고 나머지 백두산, 박미경, 박상민, 정인은 이번에 나가수가 처음이다. 반면 상위권자들이 벌이는 이 달의 가수전에 진출한 여섯 명 중 네 명이 시즌1 경험자인 점이 흥미롭다. 앞으로 남은 두 번의 경연의 결과도 시즌1 경험 유무를 살펴보는 일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편 이번 B조 경연의 최대 관심사는 김건모였다. 립스틱 트라우마를 가진 김건모는 공교롭게도 시즌1과 같은 대기실을 배정받았다. 그래서였는지는 몰라도 김건모는 무대에 서기 전부터 평소와 다른 진지하고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다섯 번째로 무대에 오른 김건모는 장난기라고는 싹 뺀 모습이었다.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선곡한 김건모는 시종 피아노 앞에 앉아 차분하게 노래를 이어갔다. 다소 심심해 보이기도 했지만 시즌1의 기억이 서로에게 선명한 만큼 첫 무대는 그렇게 소박한 모습으로 서는 것이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노랫말 중에 이제 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라는 부분처럼 김건모는 현란하고 화려한 치장 대신 건반 하나에 기대어 자신의 20년 가수 생활의 마음을 덤덤히 시청자에게 전하려 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국민가수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건모로서는 다시 한 번 나가수 무대에 서서 경연을 벌인다는 것이 정말 힘겨운 일이었을 것이다. 변명하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곤란함이 선곡에서 느껴졌다. 결국 많은 고심도 했을 김건모의 결정은 아무 것도 보태지 않고 그저 김건모의 모습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었던 것 같다.

 

그런 김건모에게 유재하의 노래는 마치 수십 년 전에 미리 김건모의 미래를 보고 위로의 편지를 쓴 것처럼 김건모의 일 년을 가사 하나하나가 촘촘하게 그려냈다. 그리고 김건모는 유재하의 노래를 마치 자기 일기를 써가듯이 담담하면서도 속 깊은 음색으로 불렀다. 그런 김건모를 보면 누구라도 어깨를 툭툭 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

 

비록 이번 주 경연의 1위는 신중현의 <봄비>를 부른 박완규에게 돌아갔지만 김건모가 상위권에 든 것은 어쩌면 1위 몇 번보다 더 의미 있어 보인다. 다른 때는 몰라도 첫 경연에서의 상위권 진입은 시청자가 더는 지난 논란을 기억하지 않겠다는 화해의 뜻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선곡부터는 좀 더 자유로운 김건모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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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밴드 시즌2 참가팀들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밴드는 단연 피아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서태지가 선택한 밴드라는 수식어가 아니라도 밴드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하게 될 것이며, 음악을 알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밴드이력만으로도 일단 한수 정도는 접게 된다. 그런데 막상 첫 번째 경연부터 심사위원들은 피아를 선택하는데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탈락 위기까지 느낄 정도의 긴장감이 맴돌았다.

 

결국 악마의 편집을 자청한 제작진은 그 발표를 다음 주로 미뤘다. 그러나 지난주에 탈락한 것처럼 연막을 피웠던 슈퍼키드처럼 피아 역시도 탈락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아무리 함께 경연한 판타스틱 드럭스토어나 넘버원코리아의 연주가 만만치 않았더라도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다른 팀의 이름이 먼저 나오게 한 점은 피아의 명성에 비추어볼 때 굴욕이라고 할 수 있다.

 

 

 

결과를 떠나 이와 같은 현상은 피아 스스로가 자초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피아는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 처음이니까 다소 살살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틀린 전략은 아니다. 피아라면 당연히 아주 먼 여정을 예정하고 또 준비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피아가 계산하지 못한 것은 네임드밴드가 아니더라도 쟁쟁한 팀은 얼마든지 존재한다는 것이다.

 

피아는 사자가 토끼 한 마리를 잡을 때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잊은 듯했다. 사냥을 끝냈어도 자칫 방심을 하면 몰려든 하이에나에게 먹이를 빼앗기는 일도 세렝게티에서는 쉽게 볼 수 있듯이 피아는 처음부터 단단히 무장했어야 했다. 다른 팀들은 이를 악물고 전력질주를 하는데 피아 혼자 몸 풀듯이 연주하겠다는 것 자체가 큰 오판이었고, 그래도 될 거라 생각한 것은 치명적인 착각이었다.

 

 

 

결국 경연에 느슨하게 임한 피아로 인해 심사위원들을 피곤한 논쟁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그 논쟁은 고스란히 시청자들 간의 분란으로 이어졌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 분란은 심사위원 자격 논란으로 번질 수밖에 없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 모든 책임은 피아에게 있다. 피아가 잘했다면, 누가 봐도 피아가 가장 그리고 우월한 연주를 보였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기 때문이다.

 

피아에게 그럴 만한 능력이 없었다면 굳이 탓할 일도 아니겠지만 피아가 충분히 실력이 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단지 이름만으로, 그들 스스로 농담조로 말한 거품의 피아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음악을 평가함에 있어서 아주 객관적인 기준이란 존재할 수 없다. 피아와 다른 밴드들과의 실력 차이는 어쩌면 심사위원들의 취향의 차이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피아에 대한 평가가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음악이란 아무리 괴팍한 장르라 할지라도 소위 명곡이나 명연주에는 너른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래서 또 명곡일 수 있기도 하다.

 

피아를 놓고 신대철과 김경호가 의견대립을 벌인 것은 두 사람의 음향적 취향이 다른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피아가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연주를 보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피아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다음 3차 경연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신대철은 물론이고 김경호, 유영석까지도 피아의 연주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게 해주기를 바란다. 긴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피아의 이름을 높여 부른 데에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 이유를 증명해 줄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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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이 이승기, 박유천이라는 엄청난 벽을 넘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혼신의 연기와 드라마가 갖는 주제의 공감 때문이었다. 게다가 선한 역보다 악역이 넘쳐나는 이 드라마는 이준혁, 임정은 등 악역 커플의 눈부신 열연까지 더해져서 드라마의 긴장감을 항상 팽팽하게 당겨주었다. 또한 민폐연기자 하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도 드라마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악역 캐릭터를 너무도 잘(?) 만든 작가의 창의력과 첫 미니 시리즈 연출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감독의 역량이 적도의 남자를 시청률에 몇 배는 더 점수를 쳐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악역에 너무 진을 빼서였을까? 엄태웅, 이준혁, 임정은 세 배우의 캐릭터와 달리 여주인공 이보영이 맡은 한지원 캐릭터가 후반부에 와서 심하게 휘청거리고 있다. 때때로 지루할 정도로 더뎠던 선우의 심판(복수라는 의미는 작다)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이보영은 난데없이 이준혁의 입장을 두둔하고 나선 모습이 당황스러웠다.

 

 

 

어차피 마지막에 가서 문태주(정호빈)과 함께 이보영이 선우의 복수심을 정화시켜 줄 인물이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겠지만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선우에게 느닷없이 용서를 종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통곡하는 선우의 모습을 보며 가슴 아파하고, 결국 수미의 그림을 찾아낸 지원이 자신이 진노식에 대한 분노를 지웠다고 해서 선우에게 곧바로 용서를 운운하는 것은 공감키 어려운 태도였다. 진노식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아주 느슨한 울타리 안에 선우와 자신을 같이 놓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아버지가 타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로 위장되었고, 그 진실을 파헤치려다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아 실명까지 입게 된 선우의 절망과 분노를 한 번도 제대로 안아보지 않고 곧바로 용서를 말하게 한 것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엄태웅이 보지 못한 이준혁의 고뇌하는 모습을 이보영에게 보게 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이보영은 엄태웅이 모르는 이준혁의 모습도 알고 있다. 눈 먼 친구를 돕기보다는 질투하는 이준혁이었다. 이준혁이 괴로워했을 거라 느낄 만한 부분은 전혀 없었다.

 

설혹 괴로워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용서의 충분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먼저 최소한의 고백이라도 했어야 하지만 이보영이 보다시피 이준혁은 엄태웅에게 피해망상이라며 비웃을 뿐이었다. 이준혁은 누가 봐도 용서의 자격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그 상황에서 용서란 말을 꺼내는 것은 이준혁에 대한 엄태웅의 심판을 둘이 치고받는 싸움으로 오해하는 것에 불과하다. 더 나아가 용서가 아니라 용서란 말로 그냥 덮어버리자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엄태웅을 염려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공소시효가 완료된 날 엄태웅을 찾아와 빈정대는 모습까지 본 이보영이 이준혁을 용서하라는 말을 하는 것은 실언을 넘어 망언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준혁 부자는 단순히 살인과 살인미수라는 범죄를 뛰어넘어 엄태웅에게 15년이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세월을 고통과 분노에 빠져 살게 했다. 물론 그것의 가장 좋은 치유가 용서라는 부분일 수밖에 없다면 그것은 결말로서 수용할 준비도 되어 있다. 그러나 이보영이 말한 그 타이밍은 아니었다.

 

이렇게 이보영의 캐릭터가 한순간에 엉망이 된 것은 생방송 체제로 후반부를 달리고 있는 촉박함 때문에 벌어진 작가의 실수거나 아니면 작가가 한지원이라는 캐릭터를 등한시한다는 의심을 품게 할 수밖에 없다이보영이 용서와 화해의 중재자가 되게 하려면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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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룰라 멤버 고영욱 사건은 다른 어떤 연예인 관련 사건보다 질이 나쁘고 심각하다. 겉으로 드러난 것은 고영욱의 행위지만 그 이전에 고영욱의 의도를 충분히 알고도 미성년 출연자의 신상정보를 건네준 PD의 공범이나 다름없는 행위도 반드시 추궁해야 할 일이다.

 

프로그램 출연을 목적으로 밝힌 신상정보를 PD가 사적으로 유포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 비극적 사건을 가능케 한 일이라는 점에서 결코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일이다. 경찰이 조사한 바로는 고씨는 우연히 본 사전녹화 영상에서 A양을 발견했다. 이어 담당PD에게 연락처를 받아 A양에게 "가수 고영욱인데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먼저 연락해 만나자고 했다고 한 점에 주목하게 된다.

 

 

 

이제는 일상이 돼버린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에 대한 조작논란 때문에라도 방송사에서는 출연자들의 정확한 신상정보를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연예인들의 헌팅의 정보가 돼버린 것은 끔찍한 일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일반인 출연자들의 신상정보 유출이 이번 한 번만 벌어진 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처럼 상대가 미성년자여서 성폭행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했으니 사건화 됐지만 그렇지 않은 피해자(?)들은 어디다 하소연하지도 못하고 벙어리냉가슴을 앓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이런 사례가 과연 고영욱 혼자만의 일이겠느냐는 의혹도 갖게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사건이 터지기 얼마 전 부산에서 슈퍼스타K 예선 신청자들의 서류가 그대로 버려져 문제가 됐었다. 아직 그 신상정보 유출로 인한 악용 사례가 없어 제작진의 사과 정도로 무마됐지만 이번 고영욱 사건과 맞물려 방송사의 일반인 출연자 신상정보 관리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상대 피해자가 연예인을 지망하는 소녀라는 점을 악용한 악질적인 범죄이다. 그러나 방송 주변에는 이렇듯 연예인 꿈을 안고 사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은 한 번의 방송출연이라도 해보려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이번 사건은 그들 모두가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무서운 경고를 하고 있다.

 

최근 각 방송사의 예능은 일반인 출연자들이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비롯해서 다양한 포맷의 예능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더욱 일반인 출연자들에 대한 철저한 정보관리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일반인 출연자들을 활용해 시청률을 올리는 데만 혈안이 됐지 그들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는 일에는 무관심했다는 것이 이번 사건을 통해서 드러났다.

 

이에 대해서 고영욱에게 피해자 전화번호를 건넨 PD가 외주 제작 쪽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데, 정확한 사실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설혹 이번 일이 외주 쪽에서 외주에서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방송사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일반인들이 촬영에 응하는 것은 외주 제작사가 아니라 방송사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가 내부적으로나 혹은 외주제작사에 대해서 일반인 출연자의 신상정보 관리에 엄격한 태도를 보였다면 애초에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처벌받는 것은 고영욱 개인에 국한될지 모르겠지만 방송사의 책임도 결코 그에 못지않다는 뼈저린 반성과 함께 일반인 출연자 정보 보호를 위한 분명한 대책 또한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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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파업이 어버이날인 58일로 100일을 맞았다.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방송노조의 파업은 아직도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이처럼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그에 따른 이탈자도 생기고 있다. 12일의 최재형PD가 프로그램이 망가지는 걸 보지 못하겠다는 말로 파업대열을 이탈했으며, MBC 최대현, 양승은 아나운서는 종교적 문제로 방송 복귀를 선택했다.

 

두 아나운서는 7일 노동조합 탈퇴서를 제출하면서 모두 복귀하라는 종교적 계시를 받았다고 해서 웃지 못할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신은 두 아나운서만이 아니라 김재철 사장에게도 계시를 내렸는지 양승은 아나운서는 복귀와 함께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보직을 받았다.

 

월급도 없이 싸움을 해가는 노조원들 입장에서는 힘이 빠지고 쓸쓸해지는 소식일 거라 생각될 수밖에 없는데 정작 MBC 노조원들은 그런 일들은 개의치 않고 오히려 KBS노조와 함께 여의도 광장에 텐트를 치고 희망캠프를 조성했다. MBC노조의 파업 캐치프레이즈가 왜 질기고, 독하고, 당당하게인지를 실감케 하는 행보라 할 수 있다.

 

 

 

그런 한편 신의 계시인지, 사장과의 거래인지는 알 수 없는 두 아나운서의 이탈 소식을 비웃는 소식도 전해졌다. MBC 방현주 아나운서가 현재 임신 6개월로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집회에 참석하는 등 파업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방 아나운서의 건강이 걱정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양. 최 두 아나운서의 복귀로 불쾌해진 가슴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선사한 소식이었다.

 

신의 계시가 어떻게 개인에게 직접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치 짜놓은 듯 복귀와 함께 중요보직을 턱하니 맡은 양승은 아나운서와 크게 대조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주말 뉴스데스크가 어떤 자리인가. 파업하는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며 최일구 아나운서가 눈물로 자리를 내놓은 의자에 앉게 된 양승은 아나운서에게 신의 계시만 들리고, 동료와 국민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신의 계시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러나 아기를 배 안에 품은 방현주 아나운서가 파업에 참여하는 의지가 모정의 그것과 같다는 진심을 잘 알게 됐다. 배 안의 아기에게 거짓을 말하는 엄마는 없을 것이다. 방현주 아나운서가 임신 중에도 파업에 참여한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양심의 소리, 진실의 소리 그것을 전하는 것이 아나운서란 직업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파업 이후 뉴스데스크를 보는 사람은 없으니 대단할 것도 없는 자아도취의 보직일 뿐이다. 기껏해야 사내방송과 크게 다를 것 없는 뉴스데스크 앵커보다는 방송에서는 만날 수 없어도 언론인의 올곧은 자세를 확인시켜준 방현주 아나운서가 훨씬 더 멋지고 아름답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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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대중 앞으로 돌아온 이수영에 대한 환영인사였을까? 가수로서 해볼 것 다 해본 이수영은 6일 나는 가수다2 마지막 무대에 올라 그 떨림을 숨기지도, 극복하지도 못했다. 당연히 이수영 본연의 실력을 다 보였다고는 할 수 없는 무대였다. 그러나 이수영은 당당히 가장 감동을 준 가수 1위에 뽑혔다. 놀라운 일이었고, 재택평가단의 힘이었다.

 

이수영의 1위는 단순히 본인만의 영광은 아니다. 먼저 이수영이 심하게 떨어 노래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는데도 1위를 했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아니 그럴 수 있어야 했다. 나가수는 오디션이나 콩쿠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능적인 부분에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모니터를 통해 전달해주는 기능 이상의 무엇이 있다면 시청자는 기꺼이 감동할 수 있게 된다.

 

나가수 시즌1이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소리만 질러대면 장땡이라는 냉소에 자유롭지 못했고, 그것은 결국 스스로의 한계가 되어 시즌을 마감할 때는 시작과 달리 초라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시즌2의 나가수에게 음량의 극복은 커다란 숙제였고, 이수영의 1위는 나가수2에서는 굳이 공개홀을 쩌렁쩌렁 울려대지 않아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시즌1때에 현장 평가단과 방송 후 시청자 평가가 달랐던 것은 나가수의 딜레마 중 하나였다. 현장 평가단은 프로페셔날 음향기기의 육중한 음향을 경험하게 되는 반면 일반 시청자들은 볼륨조차 크게 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거기서 소위 막귀평가단이라는 오해가 생기게 됐다. 사실 막귀라서가 아니라 현장음에 빠져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결국 도입하게 된 재택평가단의 평가는 역시 현장의 평가와 많은 차이를 보였다. 가수의 진정한 기량을 평가하기에는 현장평가만한 기준이 있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나가수가 티비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시청자 평가를 우위에 둘 수밖에는 없는 일이다.

 

어쨌든 변화된 나가수2의 평가 시스템은 다음 주로 예정된 B조의 김연우, 정엽 같이 잔잔하게 부르는 가수들에게 특히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발라더에게만 유리한 것만도 아니다. A조 상위 3인에 JK김동욱이 뽑힌 것처럼 비단 발라드가 아니더라도 나가수2에서는 가수가 준비하고, 무대에서 즐긴 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만하다.

 

   

 

이번 한 번의 결과를 확대해석하는 일은 경계해야겠지만 적어도 시즌1의 딜레마를 해결할 희망을 갖게 됐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아직도 나가수2가 고민해야 할 숙제는 많다. 무엇보다 생방송 분위기를 적극 고조시켜서 나가수 특유의 긴장감은 살렸지만 너무 큐시트에 포박된 진행으로 인해 예능의 재미를 찾기는 어려웠던 점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한동안은 지금 그대로도 별 문제 없겠지만 이완 없이 긴장이 지속될 수는 없는 법이다. 그것은 당장 박명수, 노홍철의 활용방법에 대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김영희 PD는 박명수, 노홍철을 투입해 막간의 시간을 노렸지만 느긋하게 재미를 줄 상황은 만들지 못했다.

 

또한 노래를 마친 가수들이 예전과 달리 각자의 대기실로 돌아갔는데, 이는 예전 방식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노래를 마치고 한 곳에 모인다면 박명수, 노홍철이 좀 더 여유를 갖고 분위기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객석 인터뷰는 없애도 좋을 것이다.

 

한편 맨발의 디바에서 아나운서를 꿈꾸는 디바로 별명을 바꿔야 할 정도로 상당히 세련되고 능숙한 진행 솜씨를 보인 이은미의 발견은 아주 의외였지만 나가수2가 가장 먼저 거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진행도 하면서 자기 노래도 한다는 것이 분명 힘든 일이 분명하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MC를 해온 것처럼 부드럽게 생방송 무대를 이끌어가는 모습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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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밴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면서도 다른 프로그램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우선 밴드음악이 클래식도 아닌 것이 클래식보다 더 마니아적이고, 대중음악인 것이 클래식보다 더 심오한 것이 밴드음악인 탓이다. 그렇다 보니 이 밴드들을 서바이벌 오디션 무대에 올린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시청률이 보장된다는 희망을 갖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TOP밴드는 해냈고 이제 시즌2가 시작됐다.

 

TOP밴드 시즌2가 가장 먼저 선언한 것은 작년 시즌1에서 칭찬받았던 요소 중 하나인 천사의 편집을 버리고 악마편집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TOP밴드 시즌2 첫 방송에 그 악마편집하면 떠오르는 예리밴드가 출연했다. 그래서 더욱 TOP밴드2의 악마편집 수준이 기대(?)가 됐는데, 천사가 선택한 악마의 수준은 아무래도 좀 미약했다.

 

 

 

아마도 TOP밴드2 최초의 악마편집은 슈퍼키드의 탈락 여부에 대한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시즌2 첫 무대를 장식한 슈퍼키드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과 함께 무대에 선 막강한 네임드 밴드가 문제였다. 밴드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들어봤을 이름 트랜스픽션이다.

 

TOP밴드 PD는 가장 먼저 연주한 첫 팀의 결과를 프로그램 가장 끝으로 미뤘다. 슈퍼키드와 밴딩머신의 연주까지만 들려줬다. 그리고 결국 트랜스픽션을 우승자로 발표하고 마치 슈퍼키드가 탈락한 것처럼 편집했다. 그러나 두고 보자는 사람 무섭지 않은 것처럼 악마편집한다고 공언한 것이 이것이라면 한참 싱거운 일이었다. 이 정도의 꼼수에는 잘 속지 않는 것이 요즘 시청자다. 그러나 애교로 속아주는 척 다음 주까지 기다려줄 줄도 아는 시청자다.

 

 

 

맛보고자 했던 독한 악마는 없었지만 TOP밴드2는 드라마보다 재미가 있었다. 밴딩머신의 탈락이 아쉽고, 희망을 노래하는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4번출구와의 만남도 행복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단 한 번이라도 가십거리가 아니라 밴드로 인정받고 싶다는 예리밴드의 몽환적 연주도 인상 깊었고, 훈남들로 구성된 데이브레이크의 밝은 모습도 밴드음악이 무조건 그로테스크하다는 선입견을 해소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시즌1에 블루니어마더가 있었다면 TOP밴드 시즌2에는 그들보다 더 독하고 강한 장미여관이 등장했다. 홍대에서 가장 못생긴 사람들로 구성됐다고 했지만 그들의 외모는 그들의 음악에 비하면 너무도 평범했다. 음악을 들으면서 개콘을 보듯이 웃음이 빵빵 터지는 일이 생겼다. 보사노사 풍의 음악에 경상도 사투리로 가사를 써서 연음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린 <봉숙이> 그저 웃고 지나기에는 연주도 상당한 수준을 보였다. 

 

 

개그콘서트의 용감한녀석들도 따라오지 못할 아주 독한 가사가 무엇보다 이 밴드를 단번에 기억하게 만들었다. 밴드 이름 장미여관은 한 때 큰 화제가 됐던 마광수 교수의 <가자, 장미여관으로>에서 따온 것이 분명해보였다. 이들이 부른 <봉숙이>는 누리꾼들의 사이에 이슈로 떠올랐다.

 

에로틱하면서도 코믹해서 공중파로 방송하기에는 다소 위험해 보이기도 하는데 결정적으로 선을 넘지 않는 아슬아슬한 가사와 나른한 창법으로 듣는 이를 당황스러울 정도로 즐겁게 해주었다. 시즌1에서도 비록 블루니어마더가 우승은 하지 못했더라도 즐거움을 주는 해피밴드였듯이 TOP밴드2에서 장미여관도 그 역할 이상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지만 역시 TOP밴드의 진정한 즐거움은 반드시 헤드폰을 쓰게 하는 강력한 사운드에 있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를 허물어 시즌1보다 훨씬 더 많은 네임드밴드들을 만나게 된다는 점에서 TOP밴드2는 집에서 즐기는 록페스티벌이다. 첫 방송의 트랜스픽션, 슈퍼키드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몽니, 피아 등 인디신의 전설들이 줄줄이 출연할 예정이다. 더 좋은 헤드폰을 준비하던가 아니면 방음 잘된 곳을 물색해 다음 주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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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보이스 코리아는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아주 독특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보통의 오디션이 전체에서 가장 낮은 점수의 도전자가 탈락하는 것과는 달리 보이스 코리아의 경우는 전체 순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배틀 상대자를 꺾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다.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보안한 것이 코치에게 다음 라운드 진출자 선택하는 권한을 준 것이다.

 

다만 4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아트홀에서 열린 세미파이널부터는 코치가 무조건 구제할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전체 점수 중에서 50%의 영향력을 보장해서 크게 봐서는 여전히 코치의 권한이 막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청자 점수가 사전투표와 문자투표를 합산하지만 각 팀의 점수 차는 대체로 크지 않아서 코치의 결정에 따라 얼마든지 당락의 주인공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네 팀 모두에서 반전은 없었다. 시청자 점수 차가 컸던 이소정, 손승연 조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길, 강타, 백지영 조는 아주 미세한 차이의 시청자 선택을 그대로 따라간 것에 불과했다. 특히 시청자 점수에서 50482점 차이였던 백지영 팀의 유성은, 강미진이 코치 점수를 합산한 결과 역시 2점차이라는 점은 매우 아쉬웠다. 둘 모두에게 같은 점수를 준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팀들 역시도 시청자 점수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같은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대표적으로 신승훈은 거의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던 이소정에게 대단히 많은 점수를 줘서 총점에서는 손승연과의 격차를 많이 줄이는 결과를 보였다. 물론 그래도 당락을 뒤바꾸진 못했지만 적어도 코치로서의 확고한 의지는 표출한 셈이다.

 

문제는 백지영 팀이다. 시청자 점수 차와 코치 점수를 합산한 결과가 전혀 다르지 않았다. 백지영은 방송 전에 당일 무대만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유성은과 강미진 중에 누구라도 좀 더 잘한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둘 모두에게 같은 점수를 준 것은 거꾸로 말하자면 누구도 선택하지 않은 일종의 기권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사실 코치에게 50%의 선택권을 남겨둔 것은 코치의 권한을 상징적으로 유지하는 것 외에도 다른 의미가 있다. 티비를 시청하는 시청자가 다 듣지 못하는 현장의 소리에 대한 평가의 책임을 지운 것이다. 동시에 듣는다고 하더라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것과 티비 시청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는 나는 가수다2에서 흥미로운 비교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백지영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가는 부분이긴 하다. 차마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에는 너무 힘든 결정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긴 시간 동안 서로에게 많은 정이 들었기 때문에 누구라도 어렵고도 잔인한 권한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인간적 갈등을 이겨내야 하는 것 역시 코치라는 자리였다. 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고 포기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다.

 

백지영만 그랬다고 하기에는 길과 강타의 점수차도 너무 미세해서 코치인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보다는 시청자의 선택 뒤에 숨고자 하는 유약한 모습을 보였다. 유일하게 시청자 점수를 뒤집으려고 애쓴 신승훈의 결단마저 빛을 바라고 말았다. 인간적으로 힘들고 어려울 거라 이해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에 이끌려 냉정해지지 못한다면 코치라는 자리는 재고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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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에는 멜로에 약한 시청자의 눈을 확실하게 현혹시켰다.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사실 키스보다는 그저 깊은 포옹이 더 문학커플다운 재회의 감정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살짝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차라리 폭풍키스 장면보다는 높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13년만의 입맞춤이니 사람의 자세와는 달리 온몸의 세포들이 두 사람을 격정으로 몰아갔을 것이기에 오히려 상황의 리얼리티를 긍정하는 수밖에는 없다.

 

선우의 말처럼 가슴 속에 증오를 담아둔 채 사랑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렇지만 수미의 장난으로 선우는 겨우 참아왔던 지원에 대한 마음을 해제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랑과 복수를 동시에 해나가야만 한다. 도통 진척이 없는 선우의 할 일중에 사랑이라도 해결이 됐으니 한편으로는 다행한 일이다.

 

이제 애초의 목적이었던 선우의 복수 혹은 범죄에 대한 심판의 주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이것도 결코 녹록치 않다. 사실 15년 전의 두 사건 모두 법적으로 입증하기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다. 택시 기사의 증언이 중요하게 받아드려진다 하더라도 다만 정황증거일 뿐 살인을 입증할 단서는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우 본인의 사건 역시 마찬가지다. 선우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기억뿐이다. 그것을 수미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을 아직은 알지 못한다. 이 역시 법정에서 입증할 길은 없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선우가 법적인 해결에만 매달리는 것이 사실 부자연스러운 대목이다. 그렇다고 사적해결로 가자니 주제를 벗어나기 십상이라 권할 만한 것은 아니다.

 

냉철하게 보자면 선우의 복수는 사실상 불가능에서 시작한 것이다. 결국 두 사건 모두 수미 부녀의 태도에 따라 좌우될 뿐이다. 그런데 이 부녀는 진실을 밝힐 의지가 없다. 특히 수미는 장일에게 온갖 수모를 다 당하고도 끝끝내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 그저 장일을 작게 괴롭히는 정도의 도발용으로 쓸 뿐이다. 그것이 패를 조금씩 까는 조율의 문제인지 아니면 끝까지 갈 작정인지는 아직도 명확치는 않다.

 

그렇게 벽에 부딪힌 사건 해결에 의외의 열쇠를 가져다 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수미의 장난의 결과였다지원에 대한 장일의 마음을 단념시키려는 욕심에 선우의 정체를 해제시켰고, 그 결과 지원이 선우의 정체를 알게 됨으로 해서 13년 전 수미 아버지 최광춘이 보낸 편지를 비로소 꺼내볼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편지에는 이장일 아버지가 선우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제는 수미 부녀가 아무리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이야말로 나비효과라고 할 정도의 엄청난 급진전이다.

 

 

분명 수미가 장난치는 과정은 무리가 있는 설정이었지만 그러지 않고는 선우와 지원의 관계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 어려웠던 점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데 그렇게 15년 전의 진실에 실마리를 찾은 선우를 보고 기뻐할 수도 없다. 거기에는 또 다시 인간에 대해서 절망할 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왜 미리 얘기해주지 않았을까 궁금해 하지만 수미 아버지를 추궁해가다 보면 자연 알게 될 진실은 선우를 크게 낙담케 할 내용이다. 사실 그뿐만이 아니다. 선우의 최종 목표인 진노식 회장에 대해서도 다 알게 된다면 복수의 동기마저 뿌리째 흔들게 될 일이다. 친아버지가 진회장일 거라는 심증이 틀리지 않다면 이것은 선우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진실이다.

 

게다가 장일은 마치 스포일러 같은 대사를 더했다. “이건 진 회장과 선우의 싸움으로 보이시겠지만 저와 선우, 저랑 진회장의 싸움이기도 해요라고 말이다. 장일의 이 말은 대단히 중요하다. 장일은 이 사건을 다시 한 번 자살로 왜곡함으로 해서 진회장과의 인연 또한 끊으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또한 프롤로그에서 장일이 진회장에게 총을 겨눈 이유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그러나 너무 다 드러냈나 싶었는지 작가는 선우에게 용기를 허락했다. 선우는 광춘 아저씨를 추궁하기 전에 장일을 찾아갔다. 그리고는 편지 내용대로 장일에게 말은 했다. “너희 아버지가 우리 아버지를 죽였지?” 사실 편지내용은 선우를 크게 뒤흔들 내용이었다. 진회장이 아니라 장일 아버지가 범인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도발은 상상일 가능이 아주 높다.

 

선우와 헤밍씨의 보류된 사랑이 시작됨으로 해서 사건 해결의 중요한 실마리를 찾았다. 13년 전 편지를 보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는 광춘 아저씨의 필적을 망고 한 상자로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편지의 주인공을 밝힌다 하더라도 수미의 집착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진실에 접근하기는 어렵다. 장일의 편을 포기하지 않는 수미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다는 것이 잔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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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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