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의 신곡 뮤직비디오가 지상파 3사로부터 비과학적 행위와 다소 폭력적인 장면 포함 등의 이유로 각각 방송 불가·보류(재심의),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방송사들이 한 목소리로 비과학적이고 폭력적이라고 지적한 부분은 실제 굿 장면을 넣은 것 때문이다. 그런데 장윤정 뮤직비디오가 담은 굿 장면은 정부가 지정한 중요무형문화재 82-2호 황해도굿의 김금화 만신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결국 방송사들은 정부의 행위를 비과학적이고 폭력적이라고 규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 뮤직비디오를 보면 사실 별 것 없다. 죽은 여자가 김금화 만신에게 빙의하는 장면과 작두를 타고, 돼지를 삼지창에 세우는 부분이 아마도 문제가 됐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빙의현상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이미 영화 사랑과 영혼으로 세계인이 그 의미를 인정했던 것이다. 또한 분명 심리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비과학적이 아니라 초과학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설혹 그렇지 않더라도 인간문화재 김금화 만신이 직접 출연한 것을 보고도 방송 불가 딱지를 붙인 것은 단순히 일개 뮤직비디오에 대한 심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편견에 따른 모욕적인 태도이다.
무속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유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우리 전통문화의 문화원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무형문화재 중에서 무속만큼 역사적으로 깊은 뿌리를 가진 것은 없다.
정부는 차관급의 문화재청을 두어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들여 전통문화를 보존하고자 애를 쓰고 있다. 그렇지만 오랜 세월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힘겹게 전통문화를 지켜온 많은 장인과 예인들의 땀과 눈물에 비한다면 정부의 노력은 정말 최소한에 그칠 뿐이다.
그러나 정부와 함께 전통문화 보존에 힘을 쏟아야 할 방송사에서 그 소중한 중요무형문화재를 미신이나 비과학이라는 굴레를 씌워 폄하하는 것이 현실로 벌어지고 있다.
물론 이번 장윤정 뮤지 방송불가는 영상물을 심의하는 부서의 전통문화에 대한 무지에서 온 실수가 분명할 것이다.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이렇게 몰지각한 기준을 뒀을 리는 없을 것이다.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방송사들은 당장 김금화 만신에게 사과하고, 장윤정 뮤직비디오도 원본 그대로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답답한 것은 문화재청이다. 하루 종일 포털 검색순위에 오른 사안에 대해서 정작 주무관청인 문화재청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일이다. 당연히 나서서 방송사가 인간문화재를 모욕하는 일에 항의하고, 잘못된 편견과 무지를 바로잡았어야 했다.
세상 어떤 종교도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다. 예수의 부활과 석가모니의 해탈이 과학적으로 증명될 사실은 아니지 않은가. 모든 종교가 그런데 유독 우리 민족과 5천년을 함께 해온 토속신앙과 문화에 대해서 지극히 경직된 시선으로 대하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