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2 유시민. 진도는 위로가 필요하다

Posted by 탁발
2017.11.11 08:01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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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2가 목포를 찾았다. 목포는 일제의 수탈이 집중됐었던 아픈 역사가 서린 곳인 동시에 목포의 눈물로 대표되는 문화유산도 매우 풍부한 곳이다. 그 목포의 문화권에 있으면서도 사실상 목포보다 훨씬 거대한 문화의 저력을 이어온 곳이 작은 섬, 진도였다.

 


진도아리랑, 진돗개, 진도씻김굿, 진도홍주까지 작은 섬 하나에 다 담을 수 없는 엄청난 문화의 이력이 배어있는 곳이다. 그런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일찍이 진도에는 국립국악원이 설치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44월 이후 우리들의 기억 속 진도에는 그런 것들이 모두 지워지고 말았다. 진도는 세월호의 아픔 속에 갇힌 것이다. 아직까지도 다섯 명의 미수습자 수색이 계속되고 있는 도저히 씻을 수 없는 국민적 슬픔만이 존재하는 장소가 된 것이다. 또한 세월호 참사를 방치한 박근혜 정권의 천인공노할 방해와 무시는 또 얼마나 큰 분노를 일으켰던가.

 

국민들은 아직도 세월호에 대해서는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추모의 의미로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진도 팽목항을 찾고 있다. 그러나 그러지 않은 사람들은 진도대교를 건너지 않고 있다고 한다. 관광버스가 끊긴 진도는 수년째 힘겨운 상황을 견뎌내고 있다고 한다.

 

유시민의 조사에 따르면 진도는 작은 섬이고, 대파와 배추 농사를 주로 하고 약간의 어업을 영위한다고 한다. 그보다는 분명 문화의 보고 진도는 관광수입의 비중이 클 수밖에는 없다. 그런데 진도에서 관광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지워진 현실은 무겁게 진도의 살림살이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진도하면 떠오르던 많은 것들이 지난 몇 년간 다 보류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지자면 진도사람들은 단지 사고해역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팽목항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진도 섬사람들은 그런 아픔을 대놓고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유시민은 그런 진도를 알쓸신잡2 멤버들 중에서 유일하게 다녀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까맣게 잊고 있던 문제를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모습이었다. 역시 유시민다운 통찰을 보인 순간이었지만 동시에 격하게 공감을 표할 수 없는, 여전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 또 다른 아픔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유시민은 진도군민들도 위로가 필요해요. 그게 말로 하는 위로가 아니라 우리들의 원래 일상을 회복해야 해요라고 한 부분은 그 진심이 무겁게 전해졌다. 유시민의 수많은 말들을 들어왔지만 다른 어떤 말보다 진지하고 또 인간미를 담은 말이었고, 경청할 이유를 많이 담았다고 느껴졌다.

 

세월호 참사의 또 다른 피해자들은 그렇게 진도에서 숨죽인 채 살아가고 있다. 진도의 특색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특별한 제의인 다시래기씻김굿이 있다. 다시래기는 상주를 웃기는 매우 독특한 장례문화이며, 씻김굿은 세상에서 둘도 없이 슬픈 위령굿이다. 죽음에 대해 전혀 상반된 문화를 지켜온 진도이기에 잠시 세월호를 잊고 찾아도 저절로 추모를 거를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가 세월호를 잊지 않는다면 오히려 더 진도를 찾아야 할 이유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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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 한 달 고생 도로아미타불. 또 그렇게 인생을 담는다

Posted by 탁발
2017.04.08 07:41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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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공개할 목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영석 피디 집단의 불필요할 정도로 집요한 기록본능 덕분에 윤식당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화면들이 이렇게 긴요하게 사용될 수 있었다. 무슨 얘긴가 하면, 부푼 꿈을 안고 먼 타국까지 날아온 윤식당 임직원들의 하룻밤의 꿈에 대한 것이다. 다 알다시피 윤식당은 영업 하루 만에 철거라는 청천벽력의 소식 앞에 서야 했던 것이다.

 


위기였다. 게다가 그 식당을 꾸미기 위해서 무려 한 달의 땀과 노력을 쏟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스태프들의 낙담과 한숨이 화면 밖에까지 들릴 지경이다. 그러나 세상은 냉정하게도 그런 스태프들의 심정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대신 철거현장을 보며 눈물짓는 한 여배우의 감수성으로 그 심정을 대신할 수밖에는 없었고, 당장 촬영을 이어갈 새로운 식당이 필요했고, 제작진들은 어떻게든 새로운 장소를 물색해냈다.

 

그것을 보는 것은 참 쉽지만, 영업한지 하루만의 철거와 그 망연자실을 딛고 또 다시 하루 만에 새 식당을 찾아서 고치고, 꾸미고 해야 하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그런데 기적인가 흔히 말하는 예능신의 도움인가 그들은 그 어려운 일을 또 해내고 말았다. 그리고 첫 번째 윤식당의 경우 한 달이나 걸렸던 미술작업을 하룻밤 철야로 해내기도 했다.

 

그렇게 스태프들은 어떤 위기에서도 감정보다 실무라는 짐을 져야 하는 것이 믿음직하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참 안쓰럽다는 생각도 지울 수 없다. 아무리 일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일에는, 특히 뭔가를 만들고 꾸미고 하는 일들에는 감정이 배이기 마련인데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진 1호점 윤식당을 보며 눈물지을 새도 없이 정신없이 2호점을 찾아내고, 설득하고, 섭외하고 결국에는 다시 공사하는 일에 매진해야 하는 것의 허무함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허무를 딛고 열일한 하룻밤의 결과는 너무도 놀라웠다. 참 한국인은 역시나 놀랍다. 마치 준비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아주 오래 전에는 식당이었다지만 이후 수퍼로 사용하면서 비좁고 초라했던 공간이 다음날 마치 램프의 요정이라도 다녀간 것처럼 소담스러운 식당으로 완벽한 변신을 한 것이다. 더운 나라가 페인트 냄새도 금세 날아간 것인지 그런 불평도 없었다.


그렇게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낸 뒤에 다행스럽게도 윤식당은 2호점을 열게 되었고, 1호점보다 더 외져서 오가는 사람이 더 적어 손님맞이가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서 오히려 이 로망의 식당에서 자칫 잊을 수 있는 현실감각을 적어도 한 스푼 정도는 챙길 수 있다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그렇지만 분명 나영석 피디가 구상하고, 기대했던 그림대로 진행되지 않은 차질이 있었지만 오히려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게 된 것은 오히려 더 큰 수확이 아닐까 싶다. 과거 1박2일 시절 혹한기 대비캠프에서 갑작스런 폭설로 중간에 촬영을 접어야만 했지만 그 철수하는 길목에서 얻은 다큐 이상의 아름다운 설경들로 망한 것이 아니라 흥해버린 경험을 떠올리게 했다.

 

발리에서의 일이 그만한 반전을 가져다 준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그때보다 더 크다고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윤식당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식당이었다. 영화로도 구성하기 힘든 환상적인 이 휴양지의 식당에 낭만 대신 현실을 채워넣을 수 있게 됐으니, 또 인생의 한 자락을 담게 됐으니 어쩌면 오히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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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줍쇼의 완성형이 된 덕선이의 쌍문동여행

Posted by 탁발
2017.03.30 05:52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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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은 아니 응답하라 시리즈는 모두가 즐거움이자 슬픔이었다. 과거를 추억한다는 것은, 그만한 나이가 됐다는 것은 그런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의 가슴에 따뜻하고도 촉촉함으로 남은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에 배우들이 간다면 과연 어떤 풍경이 그려질까. 아마도 누군가는 한끼줍쇼를 보면서 상상했을 수도 있는 일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아주 긴 공백기를 깨고 컴백에 들어간 걸스데이의 혜리와 민아가 바로 응팔의 배경 동네 쌍문동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응팔 팬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면을 남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쌍문동에 덕선이가 온 것 자체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덕선이와 택이 혹은 정환이였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말이다.

 

정작 쌍문동에는 처음 오는 것이어서 신기하기는 보는 시청자나 다를 것이 없어 보일 정도로 무척 들떠 보이는 혜리였다. 그리고 민아 역시 응팔의 팬이었을 것이니 함께 들떠 보였다. 물론 아이돌들은 워낙 방송에서의 리액션이 적극적이기는 하지만 누구들 응팔의 팬이 아닐 수 없으니 민아의 모습은 흔한 자본주의 리액션과는 차별을 둬야 할 것 같다.

 

어쨌든 덕선이와 함께 하는 쌍문동에서의 한끼줍쇼는 분명 평소와 많이 달랐다. 잠들어 있던 추억세포를 일깨우는 응팔의 BGM들하며 응팔 세트라고 해도 깜빡 속아 넘어갈 것만 같은 리얼 쌍문동의 골목들. 거기에 적어도 그때는 걸스데이 혜리가 아닌 덕선이가 선 풍경은 다른 때에는 없었던 진한 추억이 있었다.

 


그리고 두 팀이 찾아간 집들이 어쩌면 한끼줍쇼가 가장 원하는 이상형에 근접한 모습들이었다. 먼저 성공한 쪽은 이경규와 민아였다. 한끼줍쇼치고는 매우 이른 시각에 성공을 했는데, 이들을 맞이한 집의 주인은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두 사람은 반겨주었다.

 

한끼줍쇼가 이제 많이 알려져 있다는 것을 요즘 방송을 보면 느낄 수 있는데, 이제 서울 주민들은 저녁 무렵만 되면 연예인이 우리집 초인종을 누르지 않나 슬그머니 기다리는 수준이 됐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럼에도 정작 쌍문동 덕선이는 민아보다 한참 뒤에야 집에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예능신이 도운 것이라고 잘 포장해야겠지만.

 

그렇게 들어간 집은 45년 된 벽시계가 시간마다 종을 울려주는 오래된 풍경을 간직하고 있었다. 45년의 세월을 충직하게 일한 벽시계가 이제는 힘겨운지 가끔 한 번씩 종치는 숫자를 빼먹는다는 사실도 그 집의 역사만큼 정겨웠다. 그런가 하면 다른 집은 3대째 쌍문동에 살아가는 이력을 보이기도 했다. 우연일까 아니면 쌍문동의 저력일까는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 예능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었지만 이번 주 쌍문동 편에서 더욱 확실해졌다. 이 예능은 도시민속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큐3일이 다큐멘터리 영역에서 대단히 충실하게 해오고 있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예능에서 그 기능을 수행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쩌면 다큐3일이 지나치기 쉬운 민간의 저녁밥상 풍경이라는 고정된 주제에는 단연 독보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강호동과 혜리가 찾아간 집 역시도 오래된 동네 쌍문동다운 집의 역사를 자랑할 만했다. 그 집에서만은 30년이지만 평생을 쌍문동에서 산 역사를 가진 가족이었다. 토박이가 되어가는 한 가족을 본다는 것은 참 드문 일이다. 그런 점들이 한끼줍쇼가 가진 숨겨진 공익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때보다 한 끼가 참 푸짐도 했고, 집밥이라는 것의 진수를 엿볼 수 있기도 했다. 24회에 한끼줍쇼의 완성형을 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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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쌍문동.. 둘리가 살던 동네가 맞나요?기억이 가물가물..
    • 고길동의 집이 쌍문동이니 둘리도 거기 살았겠죠?

하숙집딸들. 예능으로 가능한 콘셉트일까?

Posted by 탁발
2017.03.29 07:33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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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딸들이 많은 것들을 버리고 다시 선보였다. 일단 위기에 대한 빠른 반응은 칭찬할 만 했지만 결과까지 그러기에는 의문부호가 많이 남는다. 우선 하숙생이라고는 없는, 그래서 전혀 하숙집 같지 않은 그 집을 나온 것은 일단 잘했다. 하숙집 같지 않은 분위기는 고사하고 그 집에서 하숙집딸들을 억눌렀던 예능감의 강요가 사라지니 보기에 한결 부드러웠다.

 


공간의 변화만이 아니라 인적 변화도 컸다. 박수홍, 장신영, 윤소이가 빠졌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실제 하숙집을 찾아가 그곳에서 하루를 보내며 하숙집 주인과 하숙생들의 바람을 들어주는 일들을 했다. 하숙집 담벼락에 페인트를 칠해주고, 하숙집 주인 대신에 한 끼 식사를 만들어 하숙생들에게 아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드는 지워지지 않는 의문은 “도대체 왜?”라는 것이다. 지난 주 tvN의 윤식당이 시작된 후 부쩍 하숙집딸들과 비교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똑같이 배우들을 섭외해서 그들을 활용하는데 그 결과는 참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하숙집딸들의 이미숙, 박시연, 이다해의 출연은 윤식당의 캐스팅에 비해 결코 뒤진다고는 할 수 없다.

 

문제는 하숙집딸들에는 앞서 말했듯이 ‘왜’ 다시 말해서 뭘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이 없다. 도대체 왜 연예인들이 가서 집안일을 해주고, 학교까지 찾아가서 화장대를 사주고, 동대문에 동행을 해서 코디를 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이 예능이 일반인들 소원 들어주는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까 웃음에 대한 강박은 내려놓은 것 같은데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더 중요한 것은 뭔가를 해야 한다는 작위의 강박이라고 하고 싶다. 그럼 노냐고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놀아서는 안 된다. 세상에 어떤 예능도 놀면서 만드는 경우는 없다. 설혹 그리 보일지라도 그 내부는 언제나 치열하다. 문제는 시청자에게 어떤 결과물을 내놓느냐는 것에 달렸을 뿐이다.

 

결국 리뉴얼 첫 회도 역시나 성공적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당장 폐지할 것이 아니라도 더 진지한 리뉴얼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만 같다. 윤식당은 되는데 왜 하숙집딸들은 안 되는지에 대한 비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하숙집딸들이라는 제목이 주는 흥미를 살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하숙집이 아니라 하숙집딸들을 하고자 했을 때에 가졌던 그 은밀한 로망을 시청자과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콘셉트로 확인된다. 그런데 하숙집딸들의 의도는 콘셉트로 전달하는데 실패했다. 먹여주고 재워줘야 하숙집인데, 그것도 딸들이 해야 하는데 그걸 예능으로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방법론의 실패였다. 애초에 드라마로는 몰라도 예능으로 시도하기에 무리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에 비해서 윤식당은 상당히 간단하다. 그저 음식만 만들어서 찾아오는 손님에게 주면 그만이다. 반면 하숙집딸들이 시청자에게 주어할 것은 음식만이 아니다. 그게 어렵다. 윤식당은 누가 봐도 아 연예인들이 먼 이국에 가서 말도 안 되게 식당을 해보는 것이구나 라는 프로그램 콘셉트를 금세 파악할 수가 있다. 그러나 바뀌기 전이나 리뉴얼을 한 후나 여전히 이 예능이 뭘 하고자 하는 것인지에 대한 파악이 되지 않는다.

 

제작진들 역시 알고 있나 모를 일이다. 말로는 ‘하숙생들이 그리워하는 엄마의 요리를 재현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주처럼 진행된다면 그것은 하숙집딸들이 하는 일이 아니라 그저 출장요리사에 더 가깝다. 아니면 지니거나. 앞으로 계속 이럴 거라면 제목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이대로라면 뭐가 됐든 최소한 하숙집딸들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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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톡투유. 말할 곳이 여기밖에 없어요

Posted by 탁발
2017.03.27 06:53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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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톡투유의 자랑이라면 청중의 말이 곧 대본이 되는 무계획, 비정형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김제동과 제작진은 그것을 자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틀림없다. 물론 그것은 제작진의 자랑이고 톡투유를 즐겨보는 시청자가 느끼는 장점은 분명 다를 수 있다. 그것은 다른 데 어디서도 말하지 못할 억울함을 토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그런 힐링의 장소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제작진이 내세우는 장점과 시청자가 갖는 마음이 고루 잘 어우러진 모습이 도드라진 99회 방송이었다. 어느 때보다 방청객 사연이 많고, 그 사연이 또 무겁기도 했다. 세상이 같은 얼굴이 없는 것처럼 사람들 사는 모습은 모두 제각기일 텐데 이상하게도 많은 이야기들이 비슷했다.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는 이야기가 이래서 그런가 보다 수긍하면서도 씁쓸하기도 한 기분이다.

 

그렇지만 또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특별한 방청객이 있는 것도 분명 톡투유의 자랑인 것도 빠트릴 수는 없다. 예컨대 이번 주 방송에서 본 한 가족이야기 같은 경우다. 이 부부는 모두 초등학교 선생님이고, 올 한 해를 통째로 휴직을 하고, 아이들 셋까지도 휴학을 시켰다고 했다. 그리고는 캠핑카를 몰고 전 세계를 돌며 독도와 위안부 희생자에 대한 진실을 알리는 캠페인을 나선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부부가 모두 휴직을 한 것도 모자라 대출을 받아 떠나는 세계여행이다. 그것만도 대단한 일이지만 아이 셋을 휴학을 시킨다는 것이 더 놀라운 대목이다. 하루에 몇 개씩 학원을 보내는 도시 부모들이라면 동의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아마도 무책임하다고 화를 낼 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은 그 부부의 이야기가 끝나자 연결된 다음 방청객의 존재였다. 그들은 4명의 인디밴드로 톡투유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김제동은 즉석에서 그들에게 노래를 청했는데, 그 노래가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헌정한 노래였다. 마치 누가 짠 것처럼 이어졌지만 정말 우연이라는 것이 톡투유에서 흔히 벌어지는 풍경이라는 놀라운 사실이다.

 

그리고 이번 주에 벌어진 또 하나의 우연은 안타깝게도 너무도 무겁고 너무도 밀접한 우리 현실의 이야기들이었다. 모두 비정규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고, 세상 어디에도 하소연할 길이 없다는 공통점도 있었다. 그런데 그들 방청객들이 똑같이 톡투유라면, 김제동이라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차마 해결은 못해주어도 함께 울어주고, 차지게 욕이라도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방송을 찾았다는 것이다.

 

1년 계약을 하면 퇴직금을 줘야 하고, 그것이 두 번 이어지면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11개월 계약한 한 초등학교 강사, 노동자로서 인정받지 못한 중개업체와 계약을 해서 임금이 체불되고 결국 떼먹히게 된 학원강사의 이야기가 또 이어졌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던 김제동은 ‘이런 얘기 지금 여기서밖에 할 곳이 없다는 게 화가 난다“고 했다.

 


그런데 청년실업이 심해 포기해야 할 것들이 N개인 이 시대라면 더 많은 청년들이 비슷한 경험을 안고 그 억울함과 분노를 그저 억누르고 살아가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물론 인간의 세상은 한번도 완벽하게 정의로웠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어떤 악인에 의해 누군가는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억울함을 왜 고작 방송에 와서야 털어놓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연을 토로했던 방청객을 다시 마이크를 잡고 새로운 권력에 간절한 부탁을 전했다. “더 이상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말이다. 그리고 하나를 덧붙이자면 이런 이야기 굳이 방송에까지 나와서 말하며 사람들이 울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주 톡투유는 그나마 게스트로 김영철이 나와서 특유의 쉬지 않는 깐족 토크로 웃음도 많이 주었지만 전반적으로 무거운 사연들이 많았다. 대통령도 탄핵되고, 세월호도 3년 만에 인양됐으니 이제 진짜 이 무거운 민생을 좀 덜어줘야 할 때라는 아젠다를 대선후보들에게 전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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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식당. 꿈꾸고 싶고, 해보고 싶은 로망 바로 그것

Posted by 탁발
2017.03.25 05:10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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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N은 부진하다. 아니 어쩌면 나영석이 그렇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N요일이라고 부를 정도로 주말 즈음의 예능, 드라마를 완전히 장악했던 tvN이 요즘은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프로그램 자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광장의 시기에 tvN의 순수(?) 오락 지향은 아무래도 다소 꺼려졌던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정치의 계절은 진행형이지만 그런 와중에도 대중에게는 여전히 즐거움의 돌파구 혹은 쉼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다시 예능 채널 tvN의 시간은 찾아올 것이다. 그런 것까지 다 생각하지 않았을 나영석이 아닐 것도 또한 분명하다.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나영석은 또 한 번 캐스팅의 힘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이미 떠들썩하게 알려진 배우 정유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더 놀라운 사실은 윤여정이었다. 물론 돌려막기에 식상하고 지루해져버린 예능판에 배우 정유미의 전격 출연은 분명 신선하고 상큼한 일이다. 그 이유 때문에 새 예능 <윤식당>을 보려고 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잘 뜯어보면 이 프로그램의 이름이 윤식당인 것인 이유를 알게 된다.

 

우선 정유미가 출연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가 바로 윤여정을 가까이서 보려고 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물론 싹싹한 후배의 립서비스가 상당히 가미된 말이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또한 그것은 참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겠는가. 어딜 가도 환영받고 대우받을 젊고 아름다운 여배우가 굳이 보조가 되겠다는 의욕.

 


그리고 이 예능의 진짜 주인공이자 핵심이 윤여정이라고 보는 데는 또 다른 이유들이 있다. 이 예능을 보는 또 다른 시선이 있다. 굳이 인도네시아 발리까지 가서 그다지 현실감도 없는 식당을 하냐는 비판저인 시각이다. 물론 충분히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며 이 <윤식당>은 어쩌면 꽃보다 할배 혹은 할매 시리즈의 궁극의 결정판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도시를 떠나 귀농, 귀촌을 꿈꾼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말 그대로 꿈인채로 머물기 마련이다. 그래도 괜찮다. 꿈은 꿈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적극적인 로맨티스트라면 바로 윤식당 같은 더 꿈같은 꿈을 꾸게 된다. 예고에 살짝 비친 신구 할배가 “은퇴 후에 이런 삶도 괜찮겠어”라고 한 것이 그 힌트다. 특히 <카모메 식당> 류의 영화에 반한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4계절이 뚜렷할 우리나라 계절을 자랑으로 배웠지만 사실 낙원의 배경은 적도 부근인 모순을 접하게 된다. 윤식당처럼 일 년 내내 따뜻한 곳에서 손님이 몇 명이 오든 압박받지 않는 식당 하나 열어놓고 지루할 정도로 느긋한 삶을 사는 것은 로맨티스트라면 충분히 가슴 속에 담고 있을 꿈 혹은 갈망일 것이다.

 


그래서 꽃보다 할배에 이어서 이번 윤식당 역시도 실버예능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tvN 공무원이 된 이서진이 다소 식상한 맛이 없지 않더라도 윤식당에 꼭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나영석의 페르소나를 넘어서 나영석의 실버예능의 완성을 위한 상징이 된 것 같다. 게다가 어쨌든 어르신 모시는 것 하나는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라는 점은 확실한 장점이다.

 

그래서 정유미의 상큼한 미소에 심쿵한 순간들이 없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이 예능은 마치 꿈처럼 흘러갔다. 보고 듣는 모든 것들이 다 미래의 내 모습일 것 같은, 꼭 그랬으면 좋을 것만 같은 달콤한 몽환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할 수만 있다면 발리 윤식당에 굳이 가서 윤여정의 불고기덮밥을 꼭 한번 먹어보고 싶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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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대로 시즌1. 품격 있는 사회를 위하여

Posted by 탁발
2017.03.09 04:39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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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이제 그만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하기도 했다. 정말 그 정도로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될 것이다.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이 그저 시간이 조금 지났다고 충분한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세월호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또 위안부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시작할 때는 그냥 <말하는 대로>였다가 끝날 때는 시즌1이 됐다는 것은 성공을 의미한다. 작년 9월 기대보다는 의구심이 더 컸던, 어쩌면 비웃음도 적지 않았던 토크 버스킹 <말하는 대로>는 JTBC 예능국이 거둔 또 하나의 쾌거였다.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고, 만들어가겠다는 무모할 정도의 배짱과 창의성이 빛난 결과였다.

 

그런 <말하는 대로>의 성공의 배경에는 촛불광장의 영향력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오랫동안 참았거나 혹은 온라인상에서나 주고받았던 이야기들을 비로소 광장에서 말하고 듣는 것이 주는 짜릿하고 후련한 소통의 쾌감을 찾았고, 그 여세를 몰아 개인기도 아니고, 가십도 아니고 명색에 예능이라면서 세상 진지한 이야기들을 털어놓고 누군가는 열심히 들어주는 <말하는 대로>에 시선이 쏠렸을 것이다.

 

광장이 아무리 뜨거워도, 여전히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늘어놓는 이상한 미디어 천국. 공영이고 공용이어야 할 미디어가 절대 다수의 의도를 배격하는고는 셀프감금하는 미디어. 세상이 엄청나게 바뀐 것 같지만 방송만 보자면 그 변화는 너무도 미미하다. 그 변화를 그나마 피부를 느낄 수 있는 채널이 존재한다면  JTBC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그것을 확인이라도 시켜주겠다는 듯이 <말하는 대로> 시즌1의 문을 닫는 마지막 방송 출연자들이 전하는 주제들은 매우 묵직했다. 역사강사 심용환, 드라마 골든타임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아주대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 그리고 맛깔나는 욕쟁이 처자 배우 박진주가 출연했다. 그중에서도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역사강사 심용환의 위안부 문제 강연이 던지는 의미가 매우 컸다.

 

위안부 문제가 처음 공론화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1991년 8월 14일 고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로 처음 세상에 알려지고 지금까지 기나긴 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는 느닷없는 일본과의 합의를 전격 발표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정부의 태도는 적어도 한국인이라면, 위안부 문제를 공동의 아픔으로 생각한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심용환이 말하는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새로운 것은 없다. 그런데 위안부에 관한 명연설에 포함시켜도 될 정도로 대단히 정리를 잘하고, 그 진정성도 뜨겁게 담겼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에 의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11개국에 대한 전쟁범죄이자, 성범죄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가해자인 일본을 규탄하는 일은 어쩌면 쉬운 일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를 문제가 있다. 고 김학순 할머니의 위안부 고백은 1991년. 해방년도인 1945년과 꽤나 긴 공백이 존재한다. 그러는 동안 위안부로 끌려갔다 돌아온 소녀들의 삶은 방치되었다. 일본군에게 속거나 강제로 끌려갔던 소녀들 중 많은 수가 이미 전쟁터에서 죽음을 당했다. 그러나 돌아왔다고 살아왔다고 진짜 돌아온 것이 아니었고, 산 것도 아니었다.

 

소녀들은 고국에 돌아와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무려 45년이 지나도록 말이다. 남성위주의 세계관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위안부 문제는 그저 개인적인 불행으로 치부된 것이다. 그만큼 각박했거나 무지했을 것이다. 심용환은 타인의 고통에 귀를 기울여주고 함께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 품격 있는 사회라고 했다. 백번 공감하는 말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는 한 언론학자의 글을 인용했다. 정확히는 단테의 신곡의 한 구절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또한 아우슈비츠에서 생존한 어떤 유태인 과학자도 인간임을 잊지 않기 위해서 기억해내려 애쓴 것이기도 하다.

 

신곡의 부분은 “짐승으로 살고자 태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덕과 지를 따르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 인용을 포함한 전체 문장이 훨씬 더 멋지다. “광장에 넘쳤던 우정과 배려, 자존과 긍지, 정의와 희망의 순간들은 짐승으로 살고자 태어나지 않았고, 덕과 지를 따려고 일어섰던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새겨질 것이다.(정은령)” 이 말을 <말하는 대로>에게 해줘도 좋을 것 같다. 아니 이 예능에 함께 공감한 시청자에게 더 적합하다. 그만큼을 해서가 아니라 또 시즌2의 지향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우리는 아직 더 뜨거워져도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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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 오락만능에 던지는 질문 혹은 반란

Posted by 탁발
2017.03.06 06:14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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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잠시 방학 중에 들어가자 썰전이 시청자 선호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꼭 1위가 아니더라도 썰전은 탄핵국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유시민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런 가운데 썰전 애청자들 사이에서는 전원책 빼고 유시민의 말만 듣고 싶다는 말들도 많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 기회가 왔다.

 


JTBC가 <차이나는 도올>에 이어 내놓은 <차이나는 클라스>에 유시민이 떴다. 그것도 요즘에 딱 들어맞는 주제 ‘민주주의가 뭔데'였다. 아주 오랜만에 시민들이 각자의 일기장에 절실하게 썼을 단어 민주주의.

 

정말이지 대관절 민주주의는 무엇이란 말일까? 몇 달 째 싸우고 있는 이 민주주의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혹은 알아야 하는지 점검할 필요는 분명 있을 것이다. 단지 누가 그 민주주의를 설명해야 가장 효과적일 지에 대한 선택만 남을 뿐이다. 그리고 JTBC는 여러 모로 합목적적인 인물 유시민을 그 강연에 세웠다.

 

그리고 생각 외의 성공을 거뒀다. 그 성공의 정도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는 좀 더 봐야겠지만 일단 포털 실시간 검색어을 밤새도록 장악한 것만으로도 홍보에 비하면 엄청난 대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상상은 했어도 기대는 차마 하지 못했을 결과가 아닐까 싶다.

 


차이나는 클라스는 쉽게 말해서 강연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기존의 강연 프로그램과의 차별을 위해 뒤에 “질문을 받습니다”라는 말을 붙였다. ‘걱정말아요 그대. 김제동의 톡투유’ 식의 제목과 파격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질문을 받는다는 말이 얼마나 익숙하고 답답한 것인지를.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진 우리는 질문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의 성패는 누가 강연을 하느냐보다는 진실로 누가 제대로 질문을 할 수 있겠냐에 더 달렸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당연하다. 질문이 없다면, 있어도 형식적이거나 짜고 하는 무딘 질문이 난무한다면 이 프로그램의 변별점은 사라지고, 그저 흔한 교양강좌로 전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나 소크라테스가 했다는 문답법의 강연은 어렵다. 첫 방송에서의 질문은 특이한 점은 있을 수 있었지만 프로그램 타이틀에 걸맞을 정도로 기발하고, 치열한 질문공세는 없었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또한 패널들도 이 질문에 익숙해질 시간과 훈련이 필요하다. 허나 그렇게 훈련이 되고나면 “질문 있습니다”라는 말이 주는 어떤 날것의 맛은 많이 무뎌질 위험도 없지는 않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홈페이지에 방송 주제에 대한 질문을 받는 코너까지 마련해두고는 있기는 하지만 단지 의견을 반영하는 수준이어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첫 회의 유시민처럼 시청자들의 기대와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적절한 강연자를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평범에서 더 내려가 지루한 강연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이 점은 JTBC의 인재풀에 기대를 해볼 수밖에 없다.

 

어쨌든 종합적으로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는 근래 보기 드물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출발한 ‘차이나는 클라스’의 신고식은 놀라운 것이다. 오락만 넘쳐나는 한국 방송가에 작은 반란 같은 현상이라고도 하고 싶다. 하긴 뇌색의 시대에 교양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모저모 이 프로그램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더 가게 된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대박이었다. 방송 화면 중에 인용한 헌재 마크가 소위 일베용이었다는 오점을 남겼기 때문이다. 하필 민주주의 주제의 방송에 일베 로고를 쓴 것이라 좀 더 심각한 실수가 될 수밖에는 없다. 사과도 하고 반성도 물론 하겠지만 일단 첫 발부터 진창에 빠진 것이 영 찜찜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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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짜 학자, 작가...
    산생님 다시 정치 하실 생각 없으신가요?
    존경 합니다.
    • 유작가를 정말 좋아하시나보군요. 그리고 정치 다시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는형님 서예지. 여배우의 언니. 욕설 그리고 카타르시스

Posted by 탁발
2017.03.05 04:18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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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바로 대문 앞까지 온 것이 분명한 3월의 두 번째 주말. 봄소식처럼 아는형님을 찾아온 하늘하늘한 여배우 서예지는 분명 적극적이었다. 그것은 대단히 어설펐지만 하루 스케줄을 통째로 비워서 배웠다는 자칭 섹시댄스(남이 보기엔 단지 율동)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물론 어떤 경우도 그런 적극성 없이 예능에서 폭발한 사람이 없기는 하다.

 


비예능인 특히 여배우가 예능에서 폭발적으로 관심을 받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파격적인 무엇이 있기 때문이고, 그것은 소위 여배우라는 낡은 틀에 갇힌 이미지를 깨는 경우들이었다. 이번 서예지가 아는형님을 발칵 뒤집어놓은 파격은 바로 욕이었다. 여배우가 욕이라니.

 

방송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서예지는 스스로 묵음처리를 했지만 그전까지는 역시나 적극적이고, 실제적인 재연을 했다. 그리고는 급 조신모드로 쑥스러워하는 모습으로 이어간 것은 매우 적절하고도 영리한 수습이었다.

 

게다가 실제로는 서예지 본인이 그 욕을 다하고 있지만 이야기의 내용상 화자는 서예지의 언니인 묘한 설정으로 서예지는 욕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욕을 먹고 있는 피해자(?)가 될 수 있었으니 정말로 작가가 나서도 더 잘할 수 없는 절묘하고, 치밀한 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예지의 욕설 아니 그녀의 언니의 욕설이 거북하지 않고 놀랍지만 정겹게 느껴진 것은 소위 진짜 자매가 주고받는 현실상황이 쉽게 연상되기 때문이며, 방송이라는 작위적인 틀을 의식하지 않고 정말 과감하게 그 현실자매의 그야말로 네이티브한 대화를 엿듣는 재미를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덕분에 서예지는 물론이고 지금껏 한번도 대중의 관심을 받아본 적 없는 서예지의 언니가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이한 현상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정작 서예지 언니 본인이 이런 상황을 당황스럽게 받아드릴지 모르겠지만 서예지가 소개한 일화 속 언니의 성격이라면 쿨하게 욕 한 바가지 동생에게 하고는 지날 것 같은 느낌도 없지 않다.

 

보통은 욕을 듣고 기분이 좋아지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때로 욕은 카타르시스가 되고 또 해방감의 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아는형님에서 서예지가 보여준 언니와의 과장인 듯 솔직한 대화가 딱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때로는 좀 과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아는형님이 인기를 끌게 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스스로는 ‘근본 없음’으로 몸을 낮추지만 그보다는 인터넷 커뮤니티나 실제 대화의 수위를 제어하지 않는 날것의 카타르시스라고 좀 좋게 포장해줄 수도 있다.

 

예컨대 여성 출연자들을 향한 김희철의 밑도 끝도 없는 담배 드립이라든가, 막내 민경훈이 강호동을 향해 막 대하는 듯한 모습 등 분명 보기에 따라서는 논란이 되기에 충분한 요소들이 아는형님에서는 오히려 재미로 받아드려졌다는 것이다. 물론 위험했지만 어쨌든 성공했다.

 

서예지의 성공(?)도 결국엔 아는형님의 날것 코드 속에서 가능했을 수 있다.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만큼 아는형님 애청자라는 서예지의 분석이 통했을 수도 있고, 다 떠나서 여배우라는 한계를 스스로 깨려 했다는 적극적인 자세와 의도의 승리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다만 서예지의 너무 눈에 뜨는 활약에 강호동을 힘으로 이기는 등 노력한 오지호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 아쉬움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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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 오연아. 연기도 예능도 했다 하면 신스틸러

Posted by 탁발
2017.03.03 04:42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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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선명한 시그널의 충격. 그것을 가능케 한 아주 많은 것들의 협력이 있었지만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어찌 보면 가성비로는 최고의 수훈이라고 할 수 있는 배우 오연아의 존재감이었다. 시그널의 초반 분위기를 다잡은 그때까지는 매우 낯설었던 배우 오연아였다.

 


여배우 특집을 꾸민 해피투게더에 오연아가 나왔다. 생애 첫 예능 출연이라고 했다. 그렇지만 떨지 않는 모습은 역시나 연륜이 주는 침착함일 것이라는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오연아는 시그널에서 보였던 그 소름 돋는 반전 연기처럼 해피투게더를 쥐고 흔들었다.

 

박진희를 비롯해서 총 여섯 명의 여배우들이 출연을 했지만 마치 해피투게더가 아니라 무릎팍도사에 오연아가 출연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말로는 무척이나 떨리고, 다큐가 될까 걱정이라고는 했지만 다큐는커녕 뭔가 전문 예능인의 솜씨를 의심케 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이미 정평이 난 연기력을 동원한 리액션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나 혼자 사는 사람의 독특한 몸관리법이라고 소개한 테니스공으로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오연아의 모습은 누구라도 웃지 않을 수 없었고 또한 예능에 처음 출연한 여배우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었다. 테니스공을 어깨에 얹고 기둥에 대고 씨름을 하는 듯한 모습이 흔히 여배우라는 이미지에 맞지도 않지만, 분명 슬픈 대목인데 웃음이 터지게 한 것을 보면 오연아는 늘 진지한 연기를 해온 것과는 달리 예능에 타고난 재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거기다가 적지 않은 나이에 긴 무명을 겪어야 했던, 그래서 시그널 전에는 연기를 접어야 했던 생활고를 담담히 털어놓는 모습까지 우리네 시청자가 딱 반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단짠 구성이었다. 반려견이 아파서 동물병원에 뛰어갔지만 막상 도착해서는 돈이 없어서 병원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가 발길을 돌렸다는 이야기.

 


래서 연기를 접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강아지 사료도 사고, 끓여먹던 수돗물 대신 생수를 사다 먹는 등 별 것 아니지만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을 누리는 것에 행복감을 느꼈다는 평범하지만 바로 내 주변 일 같은 현실감은 이 배우와 시청자를 자연스럽게 연민의 끈으로 묶이게 하였다.

 

오연아라는 배우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적어도 연기에 대해서는 만족을 넘어서는 능력을 보여주었고, 이 배우는 단지 인기와 지명도만 부족한 대기만성형 인재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무엇보다 어떤 주제로 말을 하든 사람들로 집중케 하는 묘한 흡인력이 있어 보였다.

 

그러니까 시그널의 그 지독하게 음산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편이 되주고 싶은 딜레마를 안겨주었던 간호사 연기가 단순히 연기만의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사람 자체가 주는 끌림이 강해 보인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오연아는 대체로 강한 캐릭터을 맡아 해왔다. 아마도 시그널의 영향이 매우 컸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것이 오연아의 진정한 역량을 가리고 있지 않나 하는 의문도 갖게 된다. 분명한 것은 오연아에게 더 다양한 캐릭터와 연기를 기대하게 한다는 것이다. 해피투게더를 통해서 많이도 웃었지만 오연아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고, 더 큰 그림을 그려보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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