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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가 방영되면 거의 대부분 음원 사이트 순위가 요동을 친다. 이번 주는 그 여파가 훨씬 더 막강했다. 1위를 차지한 김범수가 부른 이소라의 <제발>이 음원 사이트 올 킬을 달성했다. 이정도의 파급력은 그동안 대형 아이돌 그룹 아니면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일이다. 최종 발표에서 1위를 발표하자 김범수가 “1위를 한 번도 못했는데..”하면서 말끝을 흐렸던 것처럼 십여 년간 한국 가요계는 노래의 진정성보다는 외양에 휘둘려 왔던 것이다. 성공한 방송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새삼 놀라게 되는 일이다.


물론 현시점이 대형 아이돌 그룹이 휴식 중인 때이긴 하지만 적어도 나가수가 방송되는 일요일 이후에 음원 사이트가 폭풍에 휩싸이는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그동안 팬덤의 지원으로 음원을 점령해왔던 아이돌 그룹 기획사들의 당황한 빛이 역력한데 그렇다 할지라도 그들의 공중파 방송 음악프로 순위에는 영향은 없으니 피해를 주니마니 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음원 시장의 전체 파이가 커진 호신호로 받아드려야 할 것이다.



이틀이 지나 나가수의 폭풍은 조금 잦아들었지만 김범수가 부른 제발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이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까도 흥미로운 일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현상 뒤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주 중요한 의미들이 감춰져 있다. 그런 점까지 감안한다면 나가수가 만들어가는 것들이 단순히 노래의 부활 그 이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을 수긍하게 될 것이다.


가수들의 음반이 LP에서 CD로 바뀌고 그런 와중에 녹음 방식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진화(?)를 거듭했다. 이것은 비단 대중가요 가수들만의 일은 아니다. 요즘의 모든 녹음 스튜디오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변화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 아주 중요한 의미를 하나 잃었고 그것은 아이돌 그룹의 대세 장악과 함께 더욱 심각한 문제들로 심화되었다.


표현력이 다소 엉뚱한 요즘 시대라 좋은 노래를 듣고 난 후의 감상도 다양하다. 예컨대 가창력을 칭찬하는 글에 “CD 같이 노래한다”는 댓글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과연 CD에 녹음된 것처럼 노래하는 것이 진짜 칭찬일지는 의문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미안하지만 CD에는 가수의 진면목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시대는 아주 오래 전에 끝났다.



보통의 노래 한 곡의 의미는 가수가 첫 소절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부르는 것이다. 나가수 1,2회에 가수들의 노래 중간에 인터뷰를 넣는 편집에 시청자들의 아우성이 타당했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그런 노래를 찾아볼 수는 없다. 물론 최고의 결과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까지 탓할 생각은 없지만 그런 의도가 결국 오토튠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까지 가게 되기도 한다. 시대가 그러니 가수들을 비난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워낙 한국은 라이브 음반이 적어 아주 예전이라고 해도 완곡 녹음은 그리 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가수 음원은 동시에 두 가지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하나는 라이브 음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 정말 흔치 않은 음원이다. 그리고 후보정 작업이 뒤따랐겠지만 적어도 분명한 것은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부른 음원이라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게 부른 노래가 며칠째 모든 음원사이트를 장악하고 있다. 나가수가 아니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나가수는 언제 다시 이런 노래들이 시장에 유통될지 기약할 수도 없는 업적을 남기고 있다.


음원이라는 단어 자체가 디지털을 의미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대단히 아날로그적인 것이다. 굳이 정의를 하자면 디지털로 이룬 아날로그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어디까지 나가수의 기적의 여파가 퍼져갈지도 프로그램 외적으로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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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탁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