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첫 번째 생방송 무대가 열렸다. 문자 투표가 160만 건을 넘겼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공중파 방송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125분이라는 거대한 시간을 들인 만큼 질적으로도 충실했다고는 볼 수 없었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것은 멘토스쿨 때보다 더 나아진 것이 없었던 참가자들의 무대였고, 그보다 더 아쉬웠던 것은 박혜진 아나운서의 진행능력이었고, 아쉬움을 넘어 짜증스러웠던 것은 메이크업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인 결함은 멘토가 실종됐다는 점이었다.
어쨌든 위탄 첫 생방송에서 1,2 번 참가자 황지훈과 권리세가 탈락했다. 우연일수도 있겠지만 12명이나 되는 참가자 수를 생각했을 때 맨 앞에 출연하는 사람이 불리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에게 결정적인 불리함을 준 순서가 위탄이 임의로 만든 것이라는 것이다. 슈스케는 진작부터 미션이나 제비뽑기 등을 통해 참가자가 스스로 순서를 정하게 했다. 어떻게 정해도 유불리는 존재하겠지만 제작진이 일방적으로 정해버린 것은 공정하지도 못하고 방송의 묘미도 살리지 못한 무개념한 연출이었다.
그렇게 결정된 12명의 운명은 문자투표에 의해서 결정됐다. 문자투표는 단순히 노래보다는 다른 측면들에 의한 평가가 더 크게 작용될 수밖에 없다. 슈퍼스타K와 달리 인터넷 투표를 없애고 멘토들의 심사점수 비중을 높였지만 그것으로 문자투표의 허점을 보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체적으로 멘토들의 점수가 엇비슷해서 문자투표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개인별 득표현황을 밝히지 않는 것이 참가자들에게 불필요한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한 면을 읽을 수 있지만 서바이벌의 묘미를 잘 살리지 못한 소극적인 자세였다.
그리고 방송이라는 점에서 위대한 탄생 첫 방송이 가장 실패한 부분은 아마도 진행일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진행은 크게 MC의 진행과 심사위원의 코멘트로 나눌 수 있는데, 위탄은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실패했다. 특히나 멘토들 스스로가 들뜬 듯한 모습은 과연 이들이 제대로 심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가장 중요한 말의 향연에 실패하고 말았다. 위대한 탄생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멘토들의 심사평이었는데 생방송으로 넘어와서는 완벽하게 실패한 부분이 되고 말았다.
멘토들의 어록만들기 실패는 위대한 탄생에 있어서 좀 더 심각한 문제다. 위탄이 슈스케 짝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해온 것이 멘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실패는 멘토들 자신들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짧은 시간에 다섯 명 모두가 코멘트를 하게 한 고민 없는 연출의 책임이 더 크다. 허각과 장재인이 없어도 멘토들의 힘이 위탄의 강점이었는데 그 근본이 흔들리게 해서는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그뿐 아니다. 선곡과 편곡에 있어서 과연 위탄이 최선을 다했나 싶을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 특히 떨어진 황지훈의 첫인상과 김혜리가 부른 너에게로 또 다시는 이미 나는 가수다의 박정현, 이소라에 의해서 큰 반향을 일으킨 곡이다. 이것을 아직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어린 참가자들에게 부르게 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일이다. 또한 12명이 부른 노래의 편곡 스타일이 비슷한 구석이 너무 많아서 다른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노래로 들릴 정도로 무신경한 편곡은 참가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짜증스러웠던 것은 참가자들을 돋보이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싸구려로 전락시킨 메이크업과 스타일링이었다. 차라리 동네 미장원에 가서 개별적으로 단장을 시켰어도 훨씬 나은 결과를 보였을 것이다. 이것저것 말할 것 없이 위대한 탄생의 최대 안티로 떠오른 메이크업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모저모를 모두 따졌을 때, 위대한 탄생 생방송의 점수는 아무리 많이 봐줘도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참가자들은 처음 맞는 생방송이라 많이 떨렸겠지만 대부분 음정이 불안했으며 고음에서의 음이탈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여러 번 보였다. 이래서는 전파를 낭비한다는 소릴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도대체 멘토스쿨 후 한 달 동안 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쳤으며 뭐가 달라졌는지 확인할 길이 없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무대였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위대한 탄생 첫 생방송은 슈퍼스타K나 나는 가수다에 대한 기대감만 키워준 격이다. 그래도 다음주에는 2명이 빠진 만큼의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조금은 나아지리라 보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짜임새가 너무 허술한 탓에 얼마나 개선이 될지도 사실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