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설에 몰린 아빠 어디 가 해법은 여전히 초심이다

Posted by 탁발
2014.12.03 07:02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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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가 아빠들 불화설에 이어 폐지설까지 맞고 있다. 한낱 루머로 넘기기에는 너무도 치명적이다. 원인은 간단하다. 시청률 때문이다. 그러나 원조 육아예능 ‘아빠 어디 가’가 이렇듯 굴욕적인 상황에 당황하는 동안에도 경쟁작이자, 후발주자인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심지어 ‘아빠 어디 가’에서 이탈한 시청자들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자리를 깔고 있는 지경이다. 육아예능의 원조로서는 복창이 터질 일이다.

 

또한 이 폐지설이 단지 설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면 MBC 예능은 ‘나는 가수다’의 초라한 결과에 이어 다시 한 번 연예대상의 저주를 경험케 된다. 이러다가는 히트는 해도 연예대상은 타지 말자는 결의가 생기지 않을까 모를 일이다. 한 번도 아니고 나가수에 이어서 아빠까지 왜 이 지경이 됐을까.

 

사실 MBC는 원통하다. 자신들이 만든 히트작에 무임승차하는 것도 모자라 거꾸로 원조를 위협하는 상황까지 오게 됐으니 사람이라면 화가 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MBC 예능이 이쯤에서는 결과가 아닌 원인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만일 ‘아빠 어디 가’가 이처럼 어려운 처지에 놓인 것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진짜 슈퍼맨 송일국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연예대상까지 수상한 ‘아빠 어디 가’가 부진에 빠진 이유가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가장 큰 원인을 찾자면 ‘성장 스토리’가 사라진 때문일 것이다. 경쟁작인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단순히 삼둥이의 등장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런 중에도 몇 시간씩 좁은 텐트에 vj들이 갇힌 채 담아내는 진짜 콘텐츠는 바로 아이들의 성장이다. 다분히 놀자판으로 변질된 ‘아빠 어디 가’와 다르다.

 

일반 예능과 달리 자기 자식을 대하듯이 영원히 변치 않을 것 같던 팬들은 어느 샌가 다른 프로그램에 열광하고 있다. 물론 아직도 ‘아빠 어디 가’만 굳건히 기다리는 의리 있는 팬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의리는 기울어져가는 ‘아빠 어디 가’를 지탱해주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아쉬운 일이다.

 

그러나 ‘아빠 어디 가’ 제작진이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개편이냐 폐지냐가 아니다. 애초에 이 예능이 시작할 때 시청자와 한 약속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어쩌면 원조인 이 예능이 후발주자에게 인기를 빼앗긴 결정적인 이유가 거기에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앞서 말한 콘텐츠에서의 경쟁력을 잃게 된 계기 역시 다른 것보다 육아예능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선에 있을 것이다.

 

‘아빠 어디 가’가 시작할 무렵 제작진은 예능보다는 아이들의 교육이 우선이라고 했다. 사실 그 약속은 한동안 잘 지켜졌다. 심지어 시청자까지도 그 약속 이행에 동참했다. 아직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윤후천사’가 도배되던 감동적인 때를 기억한다. 티비에 나오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안티가 생성되는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적어도 아이들만은 그럴 수 없다는 대중의 단호한 공감이 이룬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그런 일들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아빠 어디 가’의 폐지는 너무도 아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결국 폐지가 된다면 무의미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어떻게든 부활을 모색한다면 다른 기술적인 것들이 아닌 그 처음의 약속으로 돌아가야 길이 있을 것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빼앗긴 것은 인기와 시청률이 아니라 아이들을 바라보는 애정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그 잃어버린 초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몇 주 혹은 몇 달이라도 시청률을 포기하는 강단으로 믿음직스러웠던 처음으로 돌아가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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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음악, 자막, 편집 퀄리티 등 모든 연출이 사실 아빠 어디가가 훨씬 우월한데. 시청률은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 그점이 육아예능을 보는 시청자의 오묘한 심리를 잘 파악해야 한다는 이유일 것 같네요.

무한도전 토토가. 무모한 것에도 희망을 갖게 하는 무도의 힘

Posted by 탁발
2014.11.09 07:58 티비가요/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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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내에서 아이디어가 가장 빈약한 사람을 추리자면 단연 박명수와 정준하다. 그런 그들이 내놓은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문법도 맞지 않듯이 그저 억지스럽고, 장난스러운 제안에 불과했다. 그러나 무도가 실행하니 뭔가 엄청난 프로젝트가 될 것만 같은 상황으로 가고 있다. 맨 처음 이효리로 시작된 무작정 방문 섭외가 옥주현, 바다 등으로 이어질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지만 점차 H.O.T, 젝스키스 심지어 서태지까지 등장하는 모습에서 문득 긴장하게 만들었다.

 

설마 하는 생각이 먼저 앞서고, 그것이 이성적 판단이기는 하지만 왠지 이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가 정말 현실이 될 것만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물론 그 기대감은 누구에게나 특별하게 남아있는 20세기 마지막 10년인 90년대 가수들에 대한 향수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무도 화면에도 나왔듯이 확실히 90년대 가수들에게는 지금과 다른 무엇인가가 있었다. 또한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유행 타지 않는 특급성대 역시 건재했다.

 


게다가 최근 god가 재결합에 성공했기에 비록 일시적이나마 무도를 통해서 전설의 아이돌 1세대들의 재결합 무대를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전혀 무리인 것도 아니다. 실제로 H.O.T 리더였던 강타는 예전 멤버 다섯 명 모두가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한 부분도 있어 그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켜주고 있다. 또한 S.E.S 역시 재결합을 전제로 곡을 모으고 있다고 하고 있어 god의 재결합이 과거 아이돌 그룹 멤버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그런 마음과 움직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에 재결합의 모습으로 등장할 거라는 것은 단지 기대에 그칠 공산이 더 크다. 박명수, 정준하가 만난 쿨의 이제훈과 김성수의 경우처럼 대단히 적극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오디션에 그칠 가능성이 더 클 것이다. 특히 서태지와 아이들의 경우 이제 신비주의 껍질을 많이 깬 서태지 본인이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다고는 했지만 그것이 성사를 의미하지는 않음을 잘 알 수 있다. 그것이 이성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을 끝내 지우지 못하는 것은 이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를 하는 장본인이 무한도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희망고문으로 끝날지 아니면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낼 지는 아직은 미지수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에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이 바로 무한도전의 존재감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날 방송에서 최대한 편집된 노홍철의 하차가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그리고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프로젝트가 끼친 영향은 또 있다. 바로 나가수의 부활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물론 나가수 시즌2는 뭔가 부족한 부활이었고,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었다. 우선 엠씨부터가 실패였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만약 나가수 시즌3가 부활한다면 절대로 대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나가수 시즌1을 성공으로 이끈 임재범, 나가수에 절대 출연하지 않을 것 같은 신승훈 등의 묵직한 카드가 준비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토토가를 통해서 만난 가수들의 변함없는 폭풍 가창력은 단지 90년대 향수에 머물지 않고, 나가수의 추억도 함께 자극했다는 것은 틀림없다. 나가수의 쓸쓸한 퇴진 이후에도 건재한 불후의 명곡2가 있지만 아직까지도 나가수의 감동에는 미치지 못한 아류의 한계가 있다. 역시 아류가 극복하지 못할 원조의 아우라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0월 나가수 부활에 대한 기사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이번 무한도전을 통해서 그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비록 토토가는 기대와 희망으로 끝나게 되더라도 나가수의 화려한 부활로 이어진다면 그 또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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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나는 가수다. 역시 나가수는 나가수다

Posted by 탁발
2013.09.19 07:26 티비가요/일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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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잊을까 했는데 명절을 맞아 흔하디흔한 명절용 영화의 식상함을 뚫고 나는 가수다가 돌아왔다. 저조한 시청률로 폐지를 맛본 그 나가수가 맞는가 싶다. 비록 임재범이 빠져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아홉 명의 가수들의 무대는 급이 다른 질을 보여주었다. 한해의 최고 예능으로 등극했던 그 힘, 원조의 위력을 다시금 확인시켜주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았다. 역시 나가수는 나가수였다.

 

무대에 오른 순서대로 박정현, 김경호, 장혜진, 윤민수, 국카스텐, 김범수, YB, 박완규 그리고 인순이까지 각자가 나가수를 대표할 수 있는 이름들이었고, 그들을 또 이렇게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명절을 축제로 바꿔놓을 만큼 대단한 기쁨이었다.

 

그래도 경연의 형식 그대로인 만큼 순위가 매겨지고 1위가 가려졌지만 굳이 그 결과가 필요치도 않았다. 우리는 또 다시 나가수 전성시기 때의 그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고스란히 되찾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소라와 자우림이 빠진 것이 섭섭하기는 하지만 더 많은 대중이 선택한 결과라 어쩔 도리가 없다. 주어진 것 안에서 최대한 즐기는 것이 현명한 자세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특집 나가수는 전문위원이 지난 시즌 1,2에 불려졌던 158곡 중 50개의 노래를 선정하고, 시청자의 투표로 10곡과 가수를 선정했다. 물론 지난 나가수 시즌1, 2를 통해 방송된 것들이다. 그러니까 이번 무대를 위해 가수들은 새로운 노래를 준비하지는 않았다. 기존 나가수 선곡들이 숨은 명곡 찾기의 의미였다는 이번 특집은 나가수의 명곡 중의 명곡을 딱 시디 한 장에 담기 좋게 기획한 것이다.

 

물론 이것이 전부라 할 수는 없지만 나가수 레이블이 붙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는 것도 아주 큰 의미다. 사실 쉬운 발상이기는 하지만 나가수가 쌓아올린 위업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필요했던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언젠가 이번 10곡 외의 베스트를 또 한 번 추린다면 어디 여행갈 때나 반드시 소지해야 할 필수품이 될 수도 있을리라. 그만큼 누가 하나 부족함 없이 나가수의 클래스를 증명해보였다.

 

그리고 다시 노래가 더 고파졌다. 나가수 이후 사실 가요 듣기가 뜸해졌다. 어차피 아이돌 노래에 감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나가수의 팬이었던바 나가수 이후 딱히 음악을 들을 프로그램이 없는 것이 큰 이유였다. 불후의 명곡이 있기는 하지만 나가수의 감응과는 분명 차이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면서 간사한 마음에 나가수 시즌3에 대한 기대를 슬쩍 갖게 된다. 그러나 이미 일밤이 일요예능을 점령한 상태라 이뤄지기는 쉽지 않은 희망이다.

 


이뤄질 수 없는 기대를 가질 정도로 이번 추석특집 나가수의 즐거움은 정말로 컸다. 나가수 이후로 주로 팝송을 더 듣게 됐지만 새삼 우리나라 가요가 이토록 좋았는데 하는 후회가 들게 하는 무대였다. 슬픔은 헤어나질 못할 정도로 아주 깊게, 흥겨움은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할 만큼 뜨겁게 나가수 추석특집 무대에 선 가수들은 음악이란, 가요란 이렇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혹시 이것이 명절이면 찾아오는 옛것에 대한 그리움에 미혹되는 경향 때문일지 모르겠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노래는 노래대로, 가수는 가수대로 그리고 나가수라는 그 행복한 시절로 돌아갈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가수 폐지 이후 다시 나가수 이전, 다시 말해서 대중과 가요가 유리되었던 시절로 돌아간 때에 비록 단발성 특집이었지만 또 다시 사람과 노래의 소통을 가능케 해주었다. 이 방송은 그대로 소장해야 마땅하다. 그립다 나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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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오
    • 2013.09.19 23:42 신고
    이소라, 자우림 안나와서 무효!

    그나저나 인순이는 왜 본인노래 불렀는지.....
    • 가루
    • 2013.09.20 07:15 신고
    나가수는 초기멤버나올때가 갑,, 나머지는 뭐 그냥,,,흐지부지
    • 위윙
    • 2013.09.20 09:24 신고
    곡 위주의 멤버라...쨌든 베스트는 베스트였는데
    가수들 본인들의 즐기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음

    나가수!! 돌아와줘!! ㅠㅠ
    • 별그립지않다
    • 2013.09.20 11:03 신고
    가요프로도 아니고, 경연을 빙자한 일요오락 프로그램의 하나였을뿐.
    가왕 조용필이 신곡으로 음악프로 1위를 하기도 한다. 결국 노래의 문제다.
    좋은 노래가 나오면, 활동이 많아질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잊혀지는 것이지,
    나가수같은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건 오락프로다.

모르면 대박 알면 쪽박인 리얼예능의 함정

Posted by 탁발
2013.02.13 07:16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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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예능의 침체기 속에 유일하게 주가를 올리는 것이 있다면 다큐형 예능이라 할 수 있다. 일 년 전부터 <정글의 법칙>이 이 장르의 선구자로 떠올랐고, 이어서 속속 웃기기보다 교양을 갖춘 파일럿 방송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중 개그와 교양이라는 부조화를 내세운 <인간의 조건>이 이미 호평을 받아 정규편성을 따냈고, 거의 같은 시기에 <아빠 어디 가> 역시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일요예능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밖에도 각 방송사들은 각자 다른 다큐형예능 파일럿 방송을 선보이며 시청자 반응을 살피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MBC<남자가 혼자 살 때>SBS<방랑식객 식사하셨어요>가 호평을 받고 정규편성의 기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아직 방송되지는 않았지만 하정우, 공효진이 만든 다큐영화 <577프로젝트>를 모티브로 한 SBS<행진> 역시 아주 독특한 발상으로 기대를 해봄직한 예능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방송사의 시사교양프로그램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에 대한 일종의 길항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진지하지만 심각한 것은 견디지 못하는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혹은 노린 방송 제작자들의 틈새 찾기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티비가 완전히 웃고 떠들기에서 벗어나게 됐으니 씁쓸하지만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다큐형 예능에게는 미처 생각지 못한 함정이 있었다.

 

승승장구하는 정글의 법칙 앞을 등장한 진정성 논란은 리얼리티라는 거대한 함정이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문제는 비단 정글의 법칙만이 아니라 리얼 버라이어티를 쫓아다니는 자객 같은 존재였다. 대본 논란은 흔했고, 사사건건 진짜냐 가짜냐를 놓고 시끄러워지고는 했다. 그러다 결국 <패밀리가 떴다>는 조작논란의 뒤편으로 사라지는 사태를 맞고 말았다. 진정성의 과도한 집착이 낳은 비극은 더 있다. 2012년의 예능 최고상품인 <나는 가수다>는 재도전 논란으로 인해 피디와 해당 가수가 커다란 비난에 놓인 바 있다.

 

 

그리고 지금도 정글의 법칙이 유사한 문제를 두고 존폐를 논할 정도의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당사자들은 놀라고 당황스럽겠지만 그것은 처음부터 예정된 재앙이라 할 수 있다. 리얼이라는 것이 예능에 장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동시에 스스로를 위협할 수도 있는 흉기이기도 한 때문이다. 패떴의 예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예능으로서는 쉽사리 리얼의 단맛을 외면할 수는 없다.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리얼을 다루는 자세와 기술의 문제라고 합리화하고 만다. 그래야 방송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드라마와 달리 작가의 뜻대로 조정할 수 없는 예능의 한계를 커버하기 위한 고민에서 출발한다. 처음에 한두 번은 신기하고 감동적일지라도 점차 리얼의 한계효용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결국 리얼에 양념을 칠 수밖에 없고, 그것이 너무 강할 경우 부작용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연기자들 역시 큰 문제의식 없이 동조하게 되면 이제 리얼 예능은 도박이 되고 만다. 시청자가 모르면 대박이고 알게 되면 쪽박신세가 된다.

 

 

오래 공들인 프로그램 하나 망가지는 것은 사실 문제도 아니다. 그보다 큰 문제는 사람이 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예인 관련 논란에 유난히 냉혹한 우리나라 대중들의 특성상 자칫하면 연예계 활동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도박이 아니라 러시안룰렛처럼 목숨을 건 도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진정성 논란은 비단 정글의 법칙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모든 리얼 예능, 다큐형 예능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글의 법칙이 시청자에게 준 상처가 작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준 감동과 재미가 분명 더 크다고 단언할 수 있다. 특히 정글의 법칙 마다가스카르 편의 바오밥나무의 군락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주었다. 지금 논란이 있고, 그로 인해 상처 받았다고 해서 그 감동을 없었던 것으로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그 감동을 위해 노력한 정글의 법칙 제작진의 열의라면 논란의 상처를 충분히 낫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정글의 법칙 제작진이 용기를 내어 성실한 자세로 고개 숙이고 난 후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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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얼예능이라고 100% 리얼한 게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지요..
    잘 보고 갑니다~

나는 가수다 시즌2. 설레임 회복이 관건

Posted by 탁발
2012.02.02 06:58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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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파업에 대해 김재철 사장은 '해품달도, 무도도 잘 되고 있는데..'라는 언급을 했다. 이상하게도 작년 연예대상을 수상한 나가수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불과 한 달 전 일인데도 벌써 사장의 머리에 잊혀질 정도로 나가수의 존재감이 줄어든 것인다. 이처럼 2011년 예능 최고 히트상품 나가수는 현재 추락하고 있다.

최근 계속된 하향세 속에 빠져 있는 나가수는 시즌1을 종료하고 휴지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해졌다. 그와함께 나가수 원조인 김영희 PD의 복귀설도 등장하고 있는데, 한 달이 될지 얼마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휴지기 동안 나가수는 제대로 숨 고르기를 할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다른 예능과 달리 나가수는 비축분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유독 여유 없는 제작일정을 보낼 수밖에 없어서 문제점이 발견된다 할지라도 그냥 밀고나갈 수밖에 없었다게다가 나가수에 앞서 방영되던 룰루랄라의 종영시기도 거의 맞물리게 되어 일밤 전반에 대한 대수술을 단행할 수 있어 아퀴가 잘 맞아떨어진다.

 

먼저 제작진 스스로를 재점검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명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일밤의 실수이자 과한 욕심이었던 것은 일밤을 너무 음악 일변도로 가져갔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임재범의 <바람에 실려>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음악을 모토로 하는 룰루랄라를 편성했지만 연거푸 실패를 확인하는 것에 그쳤다. 나가수에 앞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그다지 호감을 얻지 못하는 음악예능이라는 점도 나가수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뿐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나가수가 최고조를 이룰 때의 프로그램 만족도라면 개의치 않을 수 있겠지만 하향일변도의 지금이라면 뭐라도 신경을 쓰게 된다. 나가수는 뜨거운 관심 속에 탄생했다가 곧바로 재도전 역풍에 일대 개편을 맞게 됐지만 워낙 처음에 짜놓은 가수의 진용이 훌륭했다. 거기다 임재범이라는 강력한 구원투수를 긴급 투입하여 나가수는 언제 논란에 시달렸냐는 듯 국민예능이 될 기세로 인기를 거머쥐게 됐다.

 



그러나 그 기세는 1기 나가수 멤버들이 지켜줄 동안만 유효했다. 이후 나가수에는 여전한 감동과 함께 논란이 공존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칭찬보다는 비난이 앞섰고, 감동보다는 불만이 더 컸다. 논란도 마케팅이기에 어느 정도는 시청률 유지에 보탬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순간 불만과 감동의 균형을 맞추던 시소가 불만 쪽으로 완연하게 기울어지면서 나가수는 결과만 알면 충분한 프로그램으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순위보다 가수들의 황홀한 무대를 기다렸던 두근거림이 사리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나가수는 기본이 잘 빚어진 좋은 예능 포맷이다. 긴세월 동안 자신을 갈고닦은 가수들이 단 한 번의 무대를 위해 피를 말리는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언제나 흐뭇하고 행복한 일이다. 순위, 서바이벌 등의 예능요소는 그 행복한 시간을 보조하는 양념일 뿐이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양념이 본재료를 앞서면서 나가수의 균형이 무너졌다. 그러면서 시청자들은 사나워졌고, 사나워진 가슴에 두근거림이 존재할 공간이 있을 수는 없었다.

 

너무나도 당연하고도 싱거운 해법이지만 이제 나가수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밖에 방법이 없다. 그런 면에서 김영희 PD의 복귀는 어쩌면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일밤엔 쌀집아저씨 손맛이 제젹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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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감합니다. 사실 나가수와 다른 음악 프로그램이 다른 점은 그 설레임이 크게 영향발휘를 했던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 감정유발을 강하게 뒷받침해줄 수 있는 연출적 장치도 필요할테고, 가장 주가 되는 가수들 개개인의 면모와 무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말씀하신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나가수에 과연 연출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어떤 기계적 포맷이 반복되었을 뿐이죠.
      매 라운드마다의 주제와 부각되는 인물에 대한
      연출 또한 필요하다는데 동감합니다.
    • 하냥
    • 2012.02.02 20:22 신고
    설렘.. 현재의 나가수에 부족한 점을 가장 간결하고도 명확하게 짚어낸 키워드네요.

    이소라의 무대를 기다리던 설렘, 자우림 무대를 기다리던 설렘. 그 설렘이 그리워요. (지금은 케이팝스타쪽이 더 기대가 되거든요. 이번에는 아마추어들에 의해 또 어떤 무대가 펼쳐질까.) 적어도 한두팀은 그 설렘을 중추적으로시청자들로부터 끌어내어야하고(어느 팀이 그런 설레임을 줄지가 시청자마다 같을 필요는 당연히 없지요. 하지만 상당수의 대중이 적어도 한두팀에 대해서는 이번 주는 어떨지 꼭 보고 싶다고 느끼게 해야겠지요.) 나머지팀들도 그런 설렘까지는 아니어도 오늘도 잘 시청했다라는 느낌이 들며 다른 채널로 채널이 돌아가지 않을 만큼 선전을 해주어야 하니까요. 일곱팀 중 서너팀이상이 보고 싶지 않아.. 가 된다면 아무리 보고 싶은 팀이 한팀쯤 있다고 해도 채널이 돌아갈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만큼 가수들의 역량, 조합, 그리고 어떤 선곡들을 해주느냐가 중요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저와 비슷하시군요. 자우림 명졸 이후 나가수에는 그 설렘이 전혀 느껴지고 있는 반면 k팝스타 신인들에게서 그 설렘을 찾게 되더군요. 나가수는 은근히 변화가 많은 프로그램인데도 뭔가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에 제작진의 아주 허심탄회한 자기 반성이 필요합니다.
  2. 참 정확하게 분석하시는 군요..일부 네티즌들이 나가수의 추락을 적우라는 가수 한사람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데 전 부당한 마녀사냥이라고 봅니다....암튼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건필하시길..
  3. 재미있는 게시물 주셔서 다시한번 감사 드리며

나는 가수다. 누굴 위해 돌림판을 치웠을까?

Posted by 탁발
2012.01.16 07:06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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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가 지난주 새 가수가 두 명이나 등장하고도 시청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12일은 도저히 넘어서지 못할 벽이지만, 후발주자 K팝스타에게까지 추월당한 위기에 처한 나가수의 하향세는 언제 꼴찌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그렇게 나가수가 저조한 시청률에 허우적거릴 때, 무한도전 나름가수다는 음원 사이트를 점령함은 물론이고 시청률도 20%를 넘기는 기염을 토했다. 2011년 연예대상에 빛나야 할 나는 가수다를 더 초라하게 만든 것은 반 토막도 되지 않는 시청률이 아니라, 나름가수다에게 배워야 한다는 훈계조의 말들 때문이다. 원조인 나는 가수다가 패러디인 나름 가수다에게 배워야 할 항목들이 줄을 잇는 것에 나가수 원조 PD 쌀집아저씨의 심정이 어땠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그런 가운데 12라운드 2차 경연을 위한 선곡 방식이 바뀌었다. 바뀐 내용을 보면 제작진이 뭔가를 하고자 했던 의욕만은 읽을 수 있었다. 매니저들의 휴대전화를 통해 같은 날 정오에 일제히 주제가 전달되면 가수들은 빨리 자신이 원하는 노래를 제작진에게 접수하는 방식이었다. 초기의 돌림판보다는 훨씬 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게다가 한번 정한 후에도 다른 가수가 접수하지 않았다면 몇 번이고 번복을 할 수 있다.

 

최선의 무대를 갖고자 하는 가수들을 배려한 것이기는 하지만 돌림판이 주었던 복불복의 묘미는 사라졌다. 물론 돌림판이 완전한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제작진이 배정한 선곡에 대한 불만도 끊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돌림판의 묘미는 해당 가수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곡이 선택되었을 때 그 부조화를 기발한 편곡과 색다른 퍼포먼스로 돌파해내는 짜릿한 반전이 있었다. 예컨대, YB의 <런데빌런>이나 김범수의 <님과 함께> 등이 그럴 것이다.

 


물론 돌림판은 한참 전에 모습을 감췄었다. 공식적으로 없앤 것이 아니라 호주공연 등 상황에 따라 특별한 선곡을 하게 했고, 그렇게 사라진 돌림판 대신에 지난주까지는 가수들이 임의로 선곡한 노래로 경연을 벌여왔다. 기왕 사라진 돌림판을 다시 꺼내오는 것보다 이참에 새로운 미션방식으로 가자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바뀐 형식이 돌림판보다 나은 점들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선이라고는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쪼는 맛이 사라졌다. 돌림판이 있었을 때에는 선택의 과정을 시청자가 모두 볼 수 있었다. 거기에는 누구에게는 유리할 것 같거나 불리할 것 같은 요소가 뒤섞여 있었고, 돌림판이 돌다 멈췄을 때의 결과에 따른 희비쌍곡선을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바뀐 방식은 그런 긴장감이 사라졌다. 빨리 좋은 곡을 접수해야 한다는 것은 가수 입장에서나 바쁠 일이지 시청자 눈에는 그다지 긴장할 것이 없다. 게다가 얼마든지 번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함도 사라졌다.

 


장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싱겁던 중간평가 방송을 좀 더 다채롭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병풍 매니저들을 좀 더 활용한 점도 눈에 띄는 점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시청자에게 호기심을 유발하거나, 색다른 재미를 줬다고 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런 느슨한 선곡방식으로의 변화가 특정가수를 위한 배려라는 의혹까지 대두되고 있으니 의욕에 찬 제작진을 곤혹스럽게 할 것 같다.

 

돌림판은 나가수 경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정이었다. 이것을 없애거나 바꾸고자 할 때에는 그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돌림판을 없애고 다른 방식을 택한 것에 대한 나가수 제작진의 배경 설명은 전혀 없는 일방통행식 변경이었다. 누구를 위해 돌림판을 치웠는지에 대한 의문만 남은 변화였다. 요즘 나가수가 왜 어려운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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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1.16 12:10
    비밀댓글입니다
    • 큰 신세 한 번 졋습니다.
      이거 기억력이 천성적으로 부족한데다가 꼼꼼함 마저 없으니 큰일이네요. ^^;
    • 시엘
    • 2012.01.17 00:17 신고
    좋은 프로를 만들어 놓고도 제작진 때문에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안티인가 싶을 정도네요.
    안 그래도 요즘 <불후의 명곡 2>가 더 낫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꽤 되던데.
    • 원년 가수들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
      현재로서 불후2보다 나가수가 월등한 점이 있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안타깝습니다.
    • 팔로우
    • 2012.01.19 00:20 신고
    변화도 필요하지만 저도 돌림판도 가끔 등장해줬으면 하네요.

나는 신효범이다. 나가수 범의 전설 이어가나

Posted by 탁발
2012.01.09 10:16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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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의 명예졸업과 바비킴의 탈락으로 나는 가수다에 새 가수가 두 명이 등장했다. 파워 디바 신효범과 나는 가수다 사상 최연소 가수인 테이 그 주인공들. 신효범은 가창력, 인지도 무엇 하나 걱정할 것 없는 가수다. 다만, 발라드 위주로 노래했던 테이의 과감한 도전정신이 기대됐던 무대였지만 결과는 예상을 빗가갔다. 소위 새 가수 프리미엄은 신효범에게 독점되었고 테이는 첫 무대에서 6위를 기록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김연우, 조규찬에 이은 광탈도 예상할 수 있는 불안한 출발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가수다에 합류한 거의 모든 가수들이 보였던 긴장감과 떨림을 거의 보이지 않았던 신효범은 등장과 함께 무대를 가득 메우는 존재감과 당당함으로 1위에 올라 기염을 토했다. 신효범은 인순이의 이별연습을 들고 나왔는데, 선곡이 의미심장했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노래지만 자신의 해석으로 원곡의 장점을 들려주고 싶다는 자신감이 배여 있었다. 또한 적어도 떨어지는 것이 두려워 꼼수를 부리지는 않겠다는 디바의 자존심도 읽을 수도 있었다.

 


신효범은 사전 인터뷰를 통해서 비키니를 입을 각오로 미쳐보겠다고 했다. 또한 해보지 않은 장르에 대한 도전으로 가슴 설레고 싶다는 신효범은 호평과 찬사가 아니라 비난도 듣고 싶다고 했다. 어쨌든 90년대의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또 다른 추억과 기대를 안고 무대에 선 신효범은 우선 변함없는 디바의 가창력을 보여 안심할 수 있었다. 10년쯤 뜸했던 가수를 다시 만날 때는 설렘도 크지만 혹시라도 목이 버렸을지 모를 두려움도 있기 때문이다.

 

신효범은 낯선 노래를 전혀 낯설지 않게 들리게 했다. 한참 때의 풋풋함 대신 원숙함으로 무대를 점차 자신의 느낌으로 지배해갔다. 힘있는 가수의 존재감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한 무대였다. 조마조마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느긋하게 감상 자세를 취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거의 첫 발성과 함께 신효범은 다시 이 프로그램의 제목이 나는 가수다라는 것을 새삼 일깨워줬다.

 


신효범의 등장과 함께 흥미로운 가설도 하나 등장했다. 임재범, 김범수 등 나가수에 돌풍을 불어온 가수들에 이어 이름에 범 자가 들어있다. 그래서 신효범의 등장과 함께 나가수에 범의 법칙이 생기지 않나 하는 강력한 예감을 갖게 했다. 윤종신이 진행하는 케이블 프로그램 비틀즈코드의 평행이론이 문득 떠올랐다.

 

나가수에 대한 여러 가지 비판과 논란이 존재하지만 신효범은 나가수에 가장 적합한 가수 중 하나로 생각된다. 이런저런 장치를 빼고 오로지 가수가 가진 음악성 하나로 청중을 움직일 수 있는 가수이기 때문이다. 신효범에 대한 불안은 첫 무대를 통해서 말끔히 가셨으니 이제 기대할 일만 남았다. 신효범이 본래 가진 풍부한 서정성과 이제 나이를 먹어 얻게 된 완숙함이 더해져 다시 인생이 담긴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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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범의 전설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신효범의 가창력이 엄청났다 보네요.
    근데 테이가 묻혀 버린 건 좀 안쓰러습니다~~ㅠㅠ
    •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끼게 했던 것 같습니다.
      범의 전설이 되려면 좀 더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야겠지만요.

무한도전 나름가수다. 나가수 위한 신의 한수

Posted by 탁발
2012.01.08 07:25 티비가요/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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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의 황제 무한도전이 2011년 자사 최고 히트상품이자 저주받은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를 건드렸다. 눈에 띄는 풍자는 없었지만 어쩌면 무한도전 멤버들로 나가수 포맷을 그대로 따라한 것 자체가 풍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나 무한도전은 풍자나 비판보다는 나름가수다 특집의 성공을 통해서 나가수를 향한 예능 황제의 신의 한수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나는 가수다가 결국 채우지 못한 예능의 고수다운 한수였다.

 

2011MBC 연예대상의 대상을 차지해 논란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나는 가수다가 난파 직전의 MBC 일요예능을 구해낸 공로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임재범, 이소라, 박정현 등을 재기용하지 않는 한 원년멤버들이 준 노래의 감동을 더 이상 기약할 수 없는 나가수는 갈수록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다 기존 방식대로라면 말이다.

 


소위 나는 목청이다라는 비판과 우려를 낳은 나가수는 아직까지도 가수의 가창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적우라는 무명가수를 섭외하여 감동 대신 논란으로 먹고살려고 한다는 비난까지 받고 있는 형편이다. 아무리 숨은 고수라고 칭찬을 하더라도 실제 무대에서 고수는커녕 중간도 못 된다는 악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나가수가 만든 나가수급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준이 무명과 고음불가의 적우를 비난에 빠뜨린 것이다.

 

나가수급이라는 기준은 나가수 제작진이 의도한 것은 아니다. 임재범과 박정현 등의 폭풍 가창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기대치일 것이다. 그러나 나가수의 딜레마는 그것뿐이 아니다. 분명 예능 버라이어티임에도 불구하고 나가수는 조금도 웃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가수의 예능적 기능은 김건모가 립스틱 해프닝에 이어 재도전이라는 룰 위반으로 비난의 철퇴를 받을 때 거세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나가수 무대는 긴장만이 들끓었다. 그 긴장감이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너무 지나쳐 현재의 나가수는 경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나가수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 긴장과의 전쟁일 것이다. 죽자고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노래로의 전환이며, 애초에 쌀집아저씨가 구상했던 콘셉트로의 귀환이다.

 


무한도전 나름가수다가 보인 신의 한수가 바로 그것이다. 무대에 서서 긴장하기는 무한도전 멤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말이 나름 가수일 뿐, 이들에게도 무대의 중압감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달랐다. 나가수와 다르지 않은 긴장과 압박감에도 나름 가수다는 즐김을 주었다. 이들의 무대는 아주 흥겹고 티비를 보는 시청자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 정도였다.

 

그럼 나가수에는 없는 나름 가수다의 신의 한수는 무엇이었을까? 나가수가 못한 것을 무한도전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 가수다라는 타이틀에서 느껴지듯이 겸손함에 있다. 그리고 뼛속까지 예능인다운 무대 접근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정형돈의 영계백숙과 유재석의 더위먹은 갈매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한도전 멤버 누구도 가창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야심을 갖지 않았지만 특히 유재석과 정형돈은 흥겨움으로 다가서려고 한 점이 눈에 띄었다. 유재석의 복고댄스, 정형돈의 뮤지컬 스타일 무대는 청중들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흥이란 바로 이완이다.

 

노래에 자신이 없으니 보여주는 부분에 치중한 부분도 있겠지만 쩌는 가창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었을 것이다. 이들은 예능인이고, 나름 가수다가 예능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나가수 역시 예능이다. 버라이어티는 말 그대로 다양함이 생명이다. 서바이벌이라는 긴장감만으로는 예능이라 할 수 없다. 긴장은 이미 충분하다. 나가수에게 부족한 것은 이완이라는 점을 무한도전은 넌지시 알려준 것이다. 말로만 한 것이 아니라 직접 무대를 만들어 보여주었으니 이제 나가수가 받아드리기 나름이다. 나가수 역시 때로는 나름 가수여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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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
    • 2012.01.08 17:24 신고
    나는 가수다를 위한 신의 한수가 아니라 나는 가수다에 대한 제대로된 풍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걸핏하면 압력을 넣어 멤버 하차를 종용하며 제작비를 삭감해버리는 MBC 경영진, 일요예능 살리면서 광고수입을 안겨다주고 해외공연으로 부수입까지 안겨주는 나가수와 결탁해 무한도전을 완전히 홀대해버린 MBC 경영진에 대해서 무한도전이 이런 프로그램이다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순위 조작 없이 나가수 출연자이기도 한 박명수가 3위가 되면서 순위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정말 김태호 PD를 천재 of 천재로 만든 제대로된 신이 내린 한수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나는가수다 자우림의 공백, 테이가 채울 수 있을까?

Posted by 탁발
2012.01.02 07:08 티비가요/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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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이 2차 라운드 2위에 올라 무사히 명예졸업장에 이름을 새길 수 있었다. 그동안 나가수에 적지 않은 가수들이 왔다가 갔지만 정작 명예졸업은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 1등은 아니어도 일곱 중에 생존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지만 막상 명예졸업 마지막 문턱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YB와 장혜진을 보면 나가수 명예졸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할 수 있다.

 

자우림의 나가수 마지막 선곡은 김범수의 하루였다.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한 다소 조용했던 연주는 자신들의 마지막을 침착하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담긴 것으로 보였다. 임재범의 바람에 실려를 통해서 낯이 익은 스패니시 기타 명인 박주원이 가세해 집시풍의 분위기를 풍겼지만 전체적으로 지금까지의 자우림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자우림답지 않다는 말은 어색하다.

 


지난 14번의 경연을 통해 하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서 어떤 것이 자우림다운 음악인지도 이제는 쉬이 분간키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굳이 자우림 스타일을 말하자면 지난 주와 같지 않은 음악이라는 우격다짐 식 정의가 가능할 것 같다. 그렇게 자우림은 쉽지 않은 나가수 명예졸업자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와 동시에 바비킴이 마침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것도 연거푸 7위를 기록한 충격적인 결과였다.

 

명예졸업과 탈락이라는 온도차는 있지만 그 둘이 나가수를 떠나는 것은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바비킴에 대한 평가가 오락가락하는 점도 있지만 적어도 바비킴은 소위 가창력을 앞세우는 가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실험과 변화를 주도했던 자우림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적어도 나가수가 목청대결로 치닫는 현상을 희석시키는데 일조한 바가 크다. 나는가수다 청중평가단이 목청껏 고음역을 뚫어내는 가수에 표를 던지는 경향에서 크게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과의 이별에 존경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자우림과 바비킴을 대신할 가수들은 신효범과 테이다. 두 가수 모두 나이를 떠나 노래를 잘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신효범은 인순이 뒤를 이을 역시나 가창력 가수라는 인상이 짙고, 테이 역시 발라드를 주로 불러왔던 터라 자칫 나가수가 다시 발라드와 록의 흑백도구로 단순화될 수 있다. 물론 길건 짧건 두 가수는 모두 공백이 있고, 나가수에서 단 한 곡의 노래도 부르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빠른 진단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좀 더 기대를 한다면 젊은 피 테이가 될 것이다.

 


모든 가수가 이소라나 자우림일 될 필요는 없다. 그러지만 누군가는 그 역할을 해주어야 나가수가 단조로워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또한 그 자신의 아우라를 만들 수도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다섯 명의 가수와 또한 신효범까지 특별히 신선한 음악적 해석을 기대할 수 있는 가수는 눈에 띄지 않는다. 모두 긴 세월 자기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터라 그 변화가 쉽지 않은 면도 있다. 나가수 제작진이 어떤 취지로 테이를 섭외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우림이 졸업한 나가수에 가장 필요한 것은 같이 묻어가는 노렴함이 아니라 톡톡 튀는 신선함이다. 그 틈새를 전략적으로 다가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쨌든 다음 주를 지켜봐야겠지만 자우림의 빈자리는 커 보일 것이다. 그 빈자리 채울 주인공이 테이가 될지 아니면 또 다른 새 얼굴을 기다려야 할지의 방향이 다음 주에 결정될 것이다. 시쳇말로 광탈을 각오한 테이의 과감하고도 참신한 도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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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평상시 자기 노래도 잘 소화하지 못 해서 버거워하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아주 많이 불안하네요...;;;
    • 그랬나요? 전 테이에 대해서 좋은 인상이 있어서...
      좀 지켜봐야겠네요.
  2. 자우림은 단순히 가창력이 좋은 가수가 아니지요.
    팔색조의 모습으로 이런저런 모습을 자신의 독특한 무대로 소화하기 때문에 명예졸업까지 온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자우림의 독특함을 채우기는 상당히 힘들 것 같습니다만 기대를 해봐야겠지요
    • 물론 자우림을 완벽하게 커버할 대안은 아직 나가수에 없지만
      최소한의 기대라고 해보는 거죠.
  3. 자우림이 일밤에서 나간 것은 큰 손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가수를 매 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 자우림의 공백은 아주 클 거 같습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아주...ㅎㅎ

임재범을 비난으로 몰아간 무지와 경솔함

Posted by 탁발
2011.12.28 07:10 시사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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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의 대표곡 중 하나인 고해의 실제 작곡자 논란이 벌어졌다. 공동작곡자로 등록된 송재준이 나는 가수다 방송 내용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때문인데, 그의 주장대로라면 임재범은 남의 노력을 훔친 사람이다. 게다가 나는 가수다 측에 명예훼손에 대한 경고까지 하고 나섰으니 속사정을 모르는 제3자의 시각에서는 임재범의 허세에 희생당한 피해자로 보이기 십상이었다.

 

그것은 임재범에게 폭력에 이어 남의 권리를 강탈해버리는 파렴치함이라는 혐의가 더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다고 해서 임재범이 크게 개의치 않을 것도 같지만 그도 사람인지라 감정의 흔들림이 없을 거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당시 음반제작자, 작가사 등이 나서서 송재준의 주장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것이 보다 못한 개입인지 아니면 임재범 편들기인지는 그 속을 알 수가 없다.

 


헌데 그런 반박에 당장 송사라도 벌일 듯한 기세였던 송재준의 태도가 다소 누그러진 것을 보면, 송재준 자신도 논란이 됐던 내용에 대한 진실의 지분이 그다지 많아보이지는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쨌든 이 문제의 발단은 고해가 공동작곡자로 등록된 데 있다. 방송에서 임재범은 별 생각 없이 대작으로 손꼽히는 고해를 순식간에 뚝딱 작곡했다고 했다. 그것이 사실이건, 과장이건 작곡자가 임재범 혼자라면 논란이 될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일방의 주장에 무턱대고 임재범에게 유죄를 단정 지을 것이 아니라 먼저 임재범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부터 가졌어야 했고, 당연히 최근 방영된 임재범의 음악여행 바람에 실려를 참고했어야 했다. 거기서 작곡가 하광훈이 리듬만 만들어놓은 것에 임재범이 즉흥으로 멜로디를 싣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물론 곡 하나가 완성되려면 그후에도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멜로디를 리듬에 맞게 자르고 붙이는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며, 최종적으로 편곡을 통해 합주가 가능한 형태로의 악보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임재범에게 즉흥적으로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탁월한 능력이 있음은 알 수 있다.

 


임재범은 가수가 아니라 소리꾼으로 불리고 싶다는 말을 한다. 아마도 국악에 애정이 깊은 절친 김도균의 영향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짐작케 되는데, 소리꾼이라면 흔히 판소리를 하는 사람을 떠오르게 한다. 그 소리광대가 꾼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노래만 잘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독창적인 더늠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더늠이란 기존의 노래에 자기만의 가사와 멜로디를 덧붙이는 것을 말한다. 작곡과 가수가 구분되지 않았던 전통음악에서의 소리꾼은 자기가 부를 노래를 직접 만들 수 있어야 했다임재범에게는 이 더늠이 풍부했다.
 

가수가 노래 부르는 기계가 아닌 이상 흥이 오르면 자기 스스로 변주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그만큼 가수 내면에는 풍부한 멜로디가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많은 멜로디가 갑자기 떠오르면 그것을 작곡으로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전문가에게 채보와 편곡을 맞기면 당당히 단독 작곡가로 등재할 수 있다. 멜로디가 노래의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 멜로디를 만든 사람은 얼마든지 외주작업을 통해 작곡을 완성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임재범은 송재준과 공동작곡이라는 타이틀로 만족했다. 물론 송재준의 역할은 선비 옆에서 먹을 간 정도는 아닐 것이다. 먹을 갈았다고 한 작사가의 말은 좀 지나쳤다.

 

어쨌든 오래 전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상상에 의존해 누가 어떻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임재범이 작곡가로서의 욕심이 크지 않다는 정도는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논란에 대해서 적어도 임재범을 허세꾼으로 몰아세울 일은 아니라는 협의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임재범 주변사람들이 거들고 나서 사태가 조기에 진화되어 다행이기는 하지만 그 전에 쏟아져 나온 일방적인 비난은 시간차로 임재범을 강타하고 말았다.

 

인터넷은 소란해야 제 맛이다. 그것이 익명이건 아니건 중요치 않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해가 상충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양쪽의 말을 모두 들을 때까지 기다리는 아주 작은 기다림이 필요하다. 세상에 원고 말만 듣고 피고를 벌하는 재판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임재범 고해 작곡 논란을 통해서 여전히 말도 안 되게 한쪽의 주장만 듣고 무작정 임재범을 죽일 놈으로 만드는 일을 목격해야만 했다. 이런 경솔한 사태를 막을 간단한 방법이 그저 잠시 기다리는 것뿐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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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ine90
    • 2011.12.28 09:10 신고
    방송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임재범은 혼자 뚝딱만들었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없습니다.
    한번에 멜로디가 쏟아 나왔다고말했지요. 멜로디는 임재범이 만들었다는 것에 대해 이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스리라 생각합니다. 문제라면 편집과정에서 공동작곡을 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지요.
      • 에이프럴
      • 2011.12.28 15:33 신고
      님 의견에 완전 동감이에요!
  1. 티비를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더늠이라는 말은 처음 들어보네요^^
    • 더늠은 전통시대 판소리와 산조 심지어 풍물까지 거의 모든 음악영역에 걸쳐 존재했던 조선민속음악을 특징짓는 한 요소입니다.
      모두가 싱어송라이터였던 조선 소리꾼들에게는 이 더늠없이는
      사진소리라 하여 하대를 당해야 했죠.
  2. 임재범이 만들었다는 식으로 표현한 그 방송을 보면서 저는 오히려 공감했습니다. 사실 천재적인 감성을 가진 사람들은 거칠게 자신의 멜로디를 만들고 프로 작곡가들이 그것을 다듬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있는 일이라고 들었거든요. 그렇기에 그가 말한 것에 거부감이 없었는데 좀 안타깝더군요.. 분란이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말입니다. 아 물론 임재범은 이제 유명인이기에 분란은 항상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크게 걱정되지는 않습니다. 쩝.. 잘 읽고 갑니다.
    • 과거 이선희가 신인시절 작곡을 하자
      작곡가가 굉장히 불쾌해 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작곡가들은 자신들이 가수들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아주 짙습니다. 이번 일의 심리적 배경에 그 우월감도
      적잖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