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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가요

조국 광풍? 혹은 광기

 

조국이라는 광풍이 한국을 집어삼켰다. 한 커뮤니티의 유저가 현 상황에 대한 수치가 궁금했는지 구글에 조국이라는 단어를 넣어 검색해보았다고 해서 직접 확인해보니 무려 5천6백만 건이 넘는 검색 결과가 나왔다.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에 지명된 것이 89일이었으니 불과 보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유례없는 문건들이 생산된 것이다. 광풍 혹은 광기라는 표현이 과하자 읺을 상황이다. 반면 한국에서 기사 누적량이 가장 많을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는 조국 후보자보다 적은 43백만 건이었다.

 


25KBS ‘일요진단 라이브는 조국 후보자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요즘 분위기를 반영했다. 조 후보자가 법무부장관 수행에 부적합하다는 답변이 48%로 나와 적합하다는 응답 18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런데 이 조사가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조사방법의 문제였다. 리얼미터 권순정 실장은 이메일 웹조사와 휴대전화 문자발송 조사 혼용방식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 조사에 사용한 이메일은 조사업체가 자체적으로 수집한 것이고, 휴대전화 역시 조사업체가 자체적으로 수집한 패널일 가능성이 높아 여론조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 조사를 담당한 한국리서치 측에서 반발했으나 많은 시민들 역시 KBS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계적 중립의 상징처럼 불리는 KBS조차 이처럼 조국 후보자에 대해서는 편향을 주저하지 않을 정도면 한국 언론 전체가 어떠한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소위 진보언론이라는 경향신문, 한겨레신문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체 언론의 경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말 이상한 일 아닌가.

 


일본이 우리나라의 사법부 결정을 바꾸라는 무례한 요구를 하고 문재인 정부가 거부하자 경제 보복에 나섰고, 분개한 시민들은 일본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언론 일부는 시민운동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국가의 자존심을 흔드는 사건에도 한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언론이 조국 후보자에 대해서는 다른 논조를 발견할 수 없는 일치단결의 현장이 조성되었다.

 

반론이 없지는 않다. 서울대 우종학 교수는 논란의 핵심인 조국 후보자 딸의 논문에 대해서 딸도 부모도 책임이 없어 보인다는 말을 했고, 김호창 입시 전문가도 부정입학이 아닌 정상적인 진학이라고 했다. 그러나 주요 언론들은 이들의 주장을 다루지 않는다. 논란이 매우 중대한 국면에서 반론에 대한 외면은 왜곡과 다르지 않다.

 

조국 후보자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대단히 신속하고, 자세하게 보도하면서 반론에 대해서는 이토록 인색한 것은 조국 후보자가 이론의 여지없는 악인이거나 아니면 언론의 프레임이다. 그래도 너무 심하다. 과거 언론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 주던 때보다 더 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다만 조국 후보자는 상당한 강골의 정신력을 보이고 있다. 광란 같은 언론의 공세 속에서도 후보직을 포기하겠다는 말이 없다.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그렇다고 피할 수 없는 그와 그의 가족들이 겪고 있을 고통에 한기가 느껴질 지경이다. 이 광풍이 지난 후에도 그 상처는 남을 것이다. 언론은 펜이 아니라 칼을 휘두르고 있다. 또 그때처럼 누군가의 죽음을 봐야 멈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