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선정의 외나무에 선 추노 이젠 몸 사려야

Posted by 탁발
2010.01.15 05:45 티비가요/추노
-->

아이리스를 뛰어넘어도 좋은 수작 사극 추노는 극중 대길패의 탄탄한 가슴팍만큼이나 시원하게 질주 중이다. 저조한 시청률을 보인 비운의 사회성 드라마 히어로의 종영에 따라 이어지는 mbc의 <아직도 결혼하지 못한 여자>가 박진희, 엄지원, 왕빛나를 앞세워 추노에 도전하겠지만 시청률을 뺏어가기는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노는 남녀를 고루 배려(?)한 화려한 쇼윈도우를 갖고 있어 그 유혹을 쉽게 뿌리치긴 힘들다.

추노는 액션과 에로의 당위성을 뒷받침해주는 스토리 구성이 단단하다. 겉으로 드러난 남녀의 몸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게 숨겨둔 당시의 사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인물 설정과 그들의 대사는 소설가 김주영의 흐벅진 말의 성찬을 대하는 느낌을 준다. 대길이 설화에게 '이 년 저 년'하는 것은 예사고 4회의 마의(윤문식)은 '니미럴, 씹어먹을'이란 욕도 서슴지 않는다. 물론 그 대사는 마당놀이를 즐겨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소위 윤문식표 육담이다. 그러나 mbc의 인기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어린이 해리의 '빵꾸똥꾸'를 제재한 방통위가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한 대목이다.

그러나 추노는 대사보다 그림이 더 위험하다. 이미 방영 전부터 초미의 관심사였던 설화(이다해)의 추행신은 역시나 다음뷰에 트래픽 폭탄을 안겼다. 한쪽에서는 선정적이라는 우려도 작은 목소리지만 존재했다. 외국까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사회는 여배우의 몸이 가장 뜨거운 이슈가 돼버렸다. 추노를 대단히 좋아하고 앞으로도 그럴 작정이지만 이다해의 추행 장면은 굳이 그렇게 노출까지 가지 않았어도 충분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곽정환 감독에게 아쉬운 마음이다.


배우의 가치는 몸과 얼굴보다 연기라는 것을 그에게 말하는 것은 코미디다. 그래도 상기시켜주고 싶다. 설화의 벗은 몸에 솔직히 눈을 감지 않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한편으로는 왜 이리 짧아 하며 푸념하는 저 깊숙한 곳의 욕망도 없지 않았다. 부끄럽게도 욕망 앞에 장사 없다는 걸 절감하게 된다.

이 글을 쓰기 전에 한동안 망설였다. 추노는 리얼리티가 뛰어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추노에서 보여지는 많은 위험(?)한 노출과 대사가 아니라면 리얼리티는 허물어질 것이다. 드라마의 리얼리티는 역사적 고증과는 다른 것이다. 전국이 초토화된 병자호란 후 10년의 배경이면 당시 사회는 모든 기강이 무너지고 민초들의 삶은 삶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최악이었다. 길거리에 넘치는 것이 거지고 굶어죽는 사람들이었기에 양인이 노비가 되고, 그 노비는 패악에 못이겨 도망치는 일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추노에 대해 아니 곽정환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큰 까닭에 추노에 관련된 글을 쓰고자 하는 의욕이 넘친다. 드라마 전에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그렇지만 소설이라면 모두 허용될 일부의 표현들이 사실과 선정의 외나무에서 자칫 실족할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노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문제작인 것은 변치 않는다.


단 하나에 불과한 위험한 장면으로 추노를 선정적이라 몰아부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다. 이다해의 문제 장면보다는 더 성실하고 힘들여 만든 걸쭉한 장면들이 수두룩하다. 추노는 이제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 볼 수 있는데 굳이 불필요한 잡음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게다가 그 주인공이 이다해가 된다면 그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다해는 추행 장면 전에도 추노답지 않은 묘사로 이미 구설수에 올라있다. 성동일의 이빨까지 까맣게 분장할 정도로 리얼리티에 충실한 추노가 노비였을 때에도 양반집 규수만큼이나 깨끗한 자태를 뽐내 당연히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다해가 논란의 구심점이 되는 것은 불행한 결과이다.

극히 주관적인 잣대일 수 있겠지만 그것 외에는 문제될 만한 장면이 없다. 지금 정도의 수위만 유지하면 지옥같은 현실 속에서 건강함을 잃지 않은 민초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정도로 받아드릴 수 있다. 굳이 없어도 됐을 추행 장면으로 구설수에 올라 지금까지 온갖 고생 다해 완성한 그림들을 도매금에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해피 투게더에 출연한 이다해가 자꾸 벗겼다는 말을 남겼는데, 이미 노출된 장면이야 이제 와서 줏어담을 수도 없겠지만 앞으로는 더 없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당패 장면을 위해 적지 않은 수의 단역들과 실제 놀이패를 동원하는 그 꼼꼼하고 철저한 완성도에 대한 욕심을 다 알아보기에, 그것 말고도 눈에 담고 마음에 담아 둘 좋은 그림이 정말 많은 추노이기 때문에 이제는 작은 유혹을 떨치고 몸을 좀 사려주기 바란다.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
  1. 어제뉴스에..많이 나오더군요^^;; 별로 ..까일정도는 아니였는데요^^;;
    추노.. 계속 기대해봅니다~ 즐거운 하루 시작하세요^^
    • 추노, 참 멋진 드라마입니다.
      볼 때마다 감탄하면서 보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