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미드 부럽지 않은 서사와 연출 얄밉도록 완벽하다

Posted by 탁발
2016.12.03 06:40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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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후예> 작가 김은숙과 연출 이응복이 다시 만났다. 그것만으로도 기대심리는 높을 수밖에 없다. 다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첫 회 90분만은 마치 드라마를 처음 보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신선했고, 웅장했고, 섬세했다. 그래서 흥분됐다. 더 많은 형용사가 존재하겠지만 그것들의 존재를 잊을 만큼 tvN의 새 드라마 <도깨비>의 충격은 큰 기대감으로 다가왔다.

 


설마 또 잘할까 싶었지만 김은숙 작가는 정말 대단한 결과물을 또 들고 나왔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 드라마의 서사구조다. 그 프레임을 형성하는 인물들. 도깨비와 저승사자 그리고 도깨비 신부. 또 잠시지만 삼신할매까지. 이름만으로는 과거 <전설의 고향>이나 아니면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 속에서 나올 인물들이다.

 

그런데 이들을 현대로 데려오는 노력과 솜씨가 대단히 세련됐다. 도깨비나 저승사자라는 존재들이 전설이나 설화가 아니라 마치 2016년의 새로운 트렌드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그러기 위해서 900년 이전의 이야기에 엄청난 노력을 들인 것에 우선 박수를 보내야 할 것이다. 토대가 단단해야 높이 쌓아도 안정되는 법이니 그 노력은 너무도 당연하다.

 

도깨비의 배경 설화는 이렇다. 영웅을 시기한 옹졸한 왕과 간신에 의해서 나라를 구하고도 역적으로 죽음을 맞아야 했던 비운의 인물. 그의 죽음을 그러나 하늘은 내버려 두지 않았다. 하늘은 그를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영생을 주었다. 그렇다고 입 벌리고 부러워할 일만은 아니다. 정작 천년을 살아야 하는 입장이 돼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알 수는 없지만 좀 지겨울 법도 하다.

 


그런 그에게 하늘이 남겨준 하나의 열쇠가 있다. 타인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그의 가슴에는 검이 꽂혀 있다. 그 검은 오로지 하나 그의 신부 즉 도깨비신부만이 뽑을 수 있고, 그는 비로소 영생의 쳇바퀴를 벗어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설정은 매우 설화적인 동시에 드라마틱하다. 그래서 도깨비와 도깨비신부의 만남은 행복과 불행이 동시에 작용한다.

 

그래서 비장함이 깔려있다. 김은숙 작가의 스타일상 한없이 무거워지지 않을 것은 분명하지만 설화적 배경이 갖는 비장함과 상인지 벌인지 모를 운명의 무게는 이 드라마의 무게 중심을 잡아 웃으면서 한편으로 울게 하는 위력을 발휘하게 할 것 같다. 사랑에 운명이 개입하면 반드시 비장해지는데 천년을 산 남자의 고독이 더해졌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이런 설정의 드라마에서 가장 위험한 요소는 유치해지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한발만 삐끗하면 곧바로 삼류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드라마는 그럴 걱정은 전혀 없다. 만만치 않은 돈과 시간을 투자했을 설화 부분은 작가와 연출의 상상력과 치밀한 계산으로 시청자를 완벽하게 설득할 수 있었다.

 


탄탄한 배경설화 위에 얹힌 두 남녀의 만남은 작가의 특기인 로코가 제대로 작동하게 했다. 촛불을 불면 나타나는 남자. 그 남자에게 소녀가 원하는 세 가지 소원이 있다. 지독하게도 못살게 구는 이모네 식구로부터 벗어나고, 또 그래서 혼자 살 수 있게 알바를 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자친구. 어마어마하게 거대하고 웅장하게 시작해놓고 여자주인공의 소원이라는 것이 허망할 정도로 사소함에 놀라게 된다. 그것이 드라마 작가의 노련함이라는 것은 차차 알게 될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만나게 된 도깨비와 소녀. 그들의 나이차는 무려 916년. 그것도 추정일 뿐이다. 노인과 소녀라고 하기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귀신과 소녀라고 하기에는 도께비가 너무 젊고 잘생겼다. 역대 드라마상 가장 파격적인 남녀사이라 할 수 있는 도께비와 도깨비신부의 이야기에 푹 빠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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