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알고도 놓친 또 다른 사실

Posted by 탁발
2017.05.27 10:39 티비가요/미디어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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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첫 인사가 주민등록법의 함정에 빠졌다. 이낙연 총리후보자부터 강경화, 김상조 후보자 3인인 모두 위장전입이라는 논란이지만, 이번 경우는 이 위장전입이라는 단어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문재인 호의 개혁 행보에 지장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법은 어겼지만 죄는 아니라는 흔한 딜레마인데, 문제는 전달하는 언론의 자세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위장전입이 문제가 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투기와 학군배정인데, 이낙연, 강경화, 김상조 후보자들 중 누구도 투기 목적은 없다. 다만 남은 것은 자녀의 학군배정문제인데 그것도 뚜렷한 문제점을 아직 찾지 못한 상태이다. 사실 문제를 삼는다면 이낙연 후보자의 경우라고 할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위장전입 이슈는 이낙연 후보자를 괴롭히기는 했어도, 낙마케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사실은 야당들도 알고, 언론은 더욱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재로서는 이낙연 총리후보자 혼자만이 청문회를 치렀는데, 언론은 동시에 강경화, 김상조 후보자까지 묶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논란의 진짜 목표는 이낙연 후보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은 이낙연 후보자가 곤란해 보이는 것 같지만 어차피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의 입장에서는 통과시키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 유력하다.반면 장관급의 경우 국회의 임명동의안 절차가 없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인사를 강행할 수도 있다.

 

또한 강경화 후보자의 경우 청와대에서 인선 발표를 할 때 미리 해당 문제를 발표한 바 있으며 무엇보다 매우 잘한 인사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렇다면 현재로서는 언론이 세트로 묶어버린 위장전입 프레임 속 남은 후보자는 한 명뿐이다. 바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윈장 후보자이다. 

 

그에 대해 26일자 한겨레신문 기사 <고위 공직흐보 위장전입 잇단 논란...고개 숙인 청와대>라는 기사 속에서 힌트 혹은 증거를 찾을 수 있다.


 ‘강경화 후보자의 경우, 유학 중 낳은 큰딸이 한국으로 전학을 오면서 친척 집에 주소를 뒀고, 이낙연 후보자는 미술 교사였던 부인이 강남 지역 학교로 발령을 받기 위해 주소를 옮겼다. 김상조 후보자의 경우, 해외연수 중 우편물 등을 받아두기 위한 목적 등으로 2차례 위장전입을 했다고 해명했다.“

 


다른 후보자들과는 달리 김상조 후보자에게만 위장전입이란 단어를 썼다는 사실은 단순히 동어반복을 피하기 위한 이유는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현재 청문회가 진행 중인 이낙연 후보자에게 무게를 두는 것이 상식적인 글쓰기일 것이다. 어쨌든 언론이 김상조 후보자를 왜 노리는 지에 대한 이유는 금세 추측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 이전에 이 문제를 단독 보도한 경향신문의 논조도 사실상 이해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단독]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도 2차례 위장전입>을 보면 기사 내용이 학군을 의식한 위장전입이라는 뉘앙스를 전달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는 점이다. 예컨대 김후보자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살다가 미국으로 해외연수를 가면서 우편물 수령 등의 이유로 목동에 주소지를 옮겼다가, 돌아와서는 다시 자신 소유의 은마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당연히 목동에 두었던 주소지는 대치동으로 옮겼다.

 

이것을 경향식으로 서술하자면 이렇다. 


‘김 후보자는 이후 가족과 함께 미국 예일대 연수를 가면서 2004년 8월부터 다시 7개월간 목동 현대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겼다. 이어 귀국한 2005년 2월 은마아파트로 주소지를 다시 변경했다. 중3 아들이 고교 진학을 앞둔 시기였다.’ 


마지막 한 문장의 뉘앙스가 이 기사의 의도를 말해준다. 게다가 비슷한 문장이 이미 반복되었다. 물론 의심스럽다면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경우 학군을 따라 이사한 것이고 볼 수는 있어도 위장전입이라고 할 수는 없어보였다. 그런데도 아들의 진학 시기를 두 번이나 강조한 것은 좀 과한 혐의 얹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된다. 

 

아니 의도 따위는 없이 쓴 기사들이라고 인정을 하자. 그래도 남는 아쉬움은 있다. 그것은 이 위장전입의 문제점을 아무도 말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김상조 후보자의 경우나 강경화 후보자의 경우 위장전입은 해외생활이 원인이 되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과연 그럴 경우를 현행 주민등록법이 위법을 유도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필요하다면 개정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런 문제점을 유능한 기자들이 놓칠 리가 없다. 그러나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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