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와 마타도어의 경계 넘어선 한겨레 만평

Posted by 탁발
2017.09.08 10:38 시사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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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드는 7일 성주에 잔여 발사대 4기가 반입이 됨으로써 배치가 완료되었다. 당연히 사드를 반대하는 성주 주민들과 시민단체들과의 격한 몸싸움이 있었고, 부상자도 나왔다. 분명 우리가 문재인 정부에서 없기를, 없을 거라 생각했던 일이 벌어진 것은 사실이다.


어차피 보수는 사드배치를 주장했었기 때문에 이번 일에 대해서 비판은 물론 칭찬도 없이 침묵하는 정도이다. 그러나 그도 잠시 언론들이 지속적으로 사드배치에 대해 비판을 이어간다면 슬그머니 옮겨 탈 것이다. 이번에 자유한국당이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을 빌미로 국회 보이콧을 했다가 여론 반응이 냉랭하자 이내 인사를 트집 잡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진보진영은 기본적으로 사드를 반대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드배치에 대해 분명 할 말이 많을 수밖에는 없다. 특히 비판 본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웠던 진보언론은 일제히 벼른 칼날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 억제해야 했던 정권비판의 본능을 드러낼 기회가 왔으니 진보언론이 이번 기회를 놓칠 리는 없다.

 

또한 이명박도 박근혜도 아닌 문재인 정부였기에 국민들이 기대했던 충분한 수준의 친절함과 성실한 설득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도 사실을 부인할 수도 없어 이번에는 정부 편들기가 용이치 않다. 큰 불상사는 없었지만 어쨌든 설득보다 강행을 선택한 사드배치였기에 언론에게 비판의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다만 적절한 위험수위를 설정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우려가 된다. 경향신문은 사드배치의 국회비준 공약만 거론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중국이 제어하지 못한다면 (사드를) 배치할 수도 있다고 한 말은 애써 외면하는 식의 편협성이다. 스스로 놓칠 수도 있겠지만 종일 SNS에 돌아다니는 캡쳐를 언론사가 모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정도는 애교나 다름없다.

 

비판의 의도를 넘어선 표현방식이 더 문제다. 지난 5, 한겨레는 사드배치 현장을 거론하면서 광주가 이랬었다는 식의 소제목을 쓰기도 했다. 성주가 힘든 상황을 겪었겠지만 그렇다고 광주에 빗댄다는 것은 지나치게 악의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8일자 한겨레 그림판은 더욱 그렇다. 세 컷으로 구성된 이 만화는 동일 인물들의 작은 변화를 담았다. 동작은 작았지만 의미는 가히 핵폭탄급이었다. 문 대통령이 성주 할머니를 안고는 등에 달린 피켓을 뜯어 촛불로 태운다는 내용이다.

 


이건 너무 심하지 않은가? 이런 정도는 풍자의 허용치를 넘은 비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만평은 촛불과 문 대통령과 더 나아가 국민을 모독했다는 논란에 놓였다. 우선 이 컷에 사용된 구도가 매우 익숙하다. 다름 아니라 지나 5·18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이 광주항쟁 유족을 안아주는 장면과 매우 유사하다많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그 장면을 채용한 것은 작가가 얼마를 생각했든지 그보다 훨씬 더 악의적이다. 또 비열했다. 또한 촛불로 할머니의 피켓을 뒤에 몰래 태우는 것을 묘사한 것도 마찬가지다. 과거 노무현 관장사시계나 찾으러 가자등의 선동이 떠오르는 것이 괜한 강박은 아닐 것이다.

 

이런 식의 공격은 풍자보다는 마타도어에 가깝게 느껴진다풍자와 마타도어의 경계에 위태롭게 선 형국이다. 문재인 정부와 국민들을 떼어놓으려는 안간힘이 감지된다. 대중조작의 의지도 의심케 된다. “사람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충분히 반복하면 사각형이 사실은 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나치 괴벨스의 유명한 어록마저 떠오르게 한다. 언론 조작의 기본에 속하는 기술이다. 또한 한겨레의 오버액션을 막으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말할 수밖에 없다. 소위 한경오논란 다시 말해서 진보언론의 위기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에서 출발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비판을 넘은 저주와 증오를 쏟아냈다는 평가가 오늘날 한경오논란의 원인인 것이다. 최근 한겨레와 경향이 쓰지 않던(?) ‘여사라는 호칭도 쓰겠다는 등 독자들을 향한 유화책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런 식이라면 진보언론 논란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또한 논란이 계속되는 한 재벌은 몰라도 시민들로부터 환영받을 생각은 일단 접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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