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살인을 저지른 히어로, 딜레마는 시작됐다

Posted by 탁발
2016.08.04 02:56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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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이종석)이 자신이 속한 세계의 허구를 알게 되면서 그 세계는 멈춰 섰다. 오직 강철만이 그 정지된 세계 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존재다. 그리고는 만화를 빠져나와 현실 세계로 들어왔다. 본인이 살던 세계와 모든 것이 같아서 오히려 믿기지 않는데 그의 눈앞에 나타난 웹툰 더블유 광고는 충격이다. 알고 봤다고 그 충격이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강철은 서점으로 가서 웹툰 더블유를 통독했다. 강철의 심정이 어땠는지는 짐 캐리가 주연했던 <트루먼 쇼> 마지막 장면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어쩌면 이 드라마의 모티브가 됐을지도 모를 영화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자주 트르먼쇼를 떠올려 강철의 캐릭터와 심리를 추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 될 것이다.

 

절망이라고 간단히 말하기에는 너무도 복잡한 감정이었지만 만화 주인공답게 강철한 이성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만화 더블유를 모두 읽은 강철은 상황 파악을 끝냈다. 강철에게 벌어진 모든 불행은 당연히 웹툰의 작가에게 책임이 있을 수밖에는 없다. 그것이 온당하고 말고는 문제가 아니다.

 

그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강철은 만화 주인공다운 초인적 냉철함을 잃지 않았다. 본래의 자신의 세계를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웹툰 작가 오성무(김의성)를 찾아야 했다. 지금 그 세계는 멈춰 있기 때문에 이곳 현실에서 시간이 얼마나 흐르든 상관이 없을 것도 분명 정리된 눈치였다.

 


그런데 오성무 작가에게 가기 전에 먼저 오연주를 찾았다. 이미 만화를 통해서 오연주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존재와 그 세계의 허구를 알게 된 남자치고는 꽤나 한가로운 행보라 할 수 있는데, 잠시라도 멜로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한국 드라마의 태생적 한계라 할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오연주와 처음으로 감정을 실은 키스를 나눈 강철은 기다리라는 오연주의 신신당부에도 불구하고 사라졌다. 당연히 강철의 행선지는 오성무의 작업실. 그곳에서 오연주가 작가의 딸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흔들리기도 했지만 웹툰 속 세계를 제자리로 돌려야 하는 강철로서는 주저할 수 없었다.

 

마침내 자신을 창조해낸 작가 오성무와 대면한 피조물 강철. 상당히 복잡한 감정일 수밖에는 없었지만 일단 강철의 유일하고도 다급한 목적은 웹툰의 세계를 다시 가동하는 것이니 그런 사적 감정에 사로잡힐 여유가 없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강철을 죽이려고 여러 번 시도한 바 있는 작가로서는 순순히 강철의 요구에 따를 리 또한 없다. 심지어 영웅인 강철은 사람을 해칠 수 없다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그런 오성무를 향해 강철은 진짜로 권총 방아쇠를 당겼다. 똑같은 상황이 웹툰 세계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총알이 오연주를 관통했지만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는 웹툰 속이 아니라 현실이다. 강철이 쏜 총은 오성무의 가슴에 적중했고, 오성무는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자, 여기서 딜레마다.

 

영화 속 영웅들은 쓸데없는 위기에 빠지는 경우가 흔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보편적으로는 영웅의 설정 때문이다. 악인이지만 살인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고, 더군다나 단순히 개인의 원한으로 누군가를 해치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더블유의 히어로 강철은 살인을 저질렀다. 히어로의 법칙은 그렇게 깨지는 것일까?

 

아직은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작가가 미리 웹툰 속에서 데쟈뷰처럼 같은 상황을 만들었던 것은 아마도 이 장면을 위해서였을 지도 모른다. 웹툰 속에서 쏜 총이 사람을 해치지 못했던 것처럼 웹툰 속 강철이 쏜 총이 현실의 사람을 해치지 못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일단 당장은 오성무가 총에 맞고 쓰러졌기 때문에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오성무가 죽지는 않을 것 같다. 과연 죽느냐 사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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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 만화를 탈출한 강철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Posted by 탁발
2016.07.29 06:58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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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물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과거를 바꾸려 할 경우 시간 혹은 어떤 힘에 의해서 방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상상의 자유 속에서도 지켜야 할 도리의 마지노선을 설정했기 때문이고, 그런 제약 자체가 주는 긴장감 때문일 거라 짐작해볼 수 있다. 그렇지만 타임스립이 아닌 두 차원의 세계를 다룬 더블유에도 그런 장치가 작동할지 궁금했었고, 역시나 그 금기가 등장했다.

 


물론 타임슬립이 아닌 이상 금기의 작동은 매우 달랐고, 오히려 타임슬립의 부작용보다 훨씬 더 강력한 모티브로 작용했다. 강철이 오연주에 관심 이상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한 비서이자 친구인 윤소희는 어떤 불안에 사로잡혀 엉뚱한 짓을 저지르게 됐다. 오연주를 공개적 장소로 유인해 결국 경찰에 잡히게 한 것이다.

 

평소의 윤소희라면 하지 않았을 사고였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말이 새삼 와 닿는 상황이었다. 그 사실은 도망치던 오연주에 의해서 강철에게 알려졌고, 강철은 침착했지만 분노했다. 강철은 윤소희에게 친구로만 남고 비서로서는 해고라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윤소희에게 남긴 긴 대사는 강철이란 케릭터를 비로소 설명해주는 계기도 되었다.

 

“내가 그렇게 당했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중략)나는 나처럼 상식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을 도우려고 사업을 시작했는데, 너는 내 옆에서 또 희생자를 만들었어”

 


강철은 물론 사적으로는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진범을 찾겠다는 목적도 가졌지만 방송국 탐사프로그램을 통해서 경찰이 잡지 못하는 강력범죄자들을 찾아내는데 수천억의 돈을 써왔다. 방송을 통해서 진범을 찾는다는 것은 어쩌면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일을 방지해주는 순영향도 있을 것이다.

 

강철의 행적 그리고 윤소희에게 한 말을 통해서 강철이 사는 세계. 다시 말해서 만화 속 세계는 우리가 사는 현실과 다른 무엇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현실을 기반으로 한 만화지만 다른 그것은 방송이 정의 혹은 진실을 위해서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거창하게 포장되지는 않았지만 더블유 속 두 개의 세계의 차별점이고, 또 다른 세계에 대한 강철 즉 작가의 이상이 담긴 부분이라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천국은 침노당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강철은 모르지만 긴 세월 동안 누군가와 처절하게 싸워왔다. 당연히 그것은 현실 속 작가 오성무(김의성)이다.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강철을 직접적으로 노리는 인물은 후드티 입은 검은 남자의 존재 역시 오성무의 피조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래도 강철은 그런 위협 속에서도 살아남으며 자신의 세계를 지켜갈 수가 있었다. 그러나 금기가 깨어지는 순간 길고 긴 강철의 투쟁은 허무하게도 멈춰버리게 됐다. 윤소희 때문에 결국 구속되어 구치소에 감금된 오연주는 끝내 말하려 하지 않았던 비밀을 말하게 됐다. 강철이 만화 속 인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자신 외에는 모두 멈춰진 그의 세계. 강철은 결국 그 세계를 떠나 오연주의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역시나 두 세계의 차원의 통로는 오성무의 작업 모니터였다. 대단히 성급한 생각이겠지만 강철은 다시 돌아가야만 한다. 두 세계의 질서 따위를 걱정해서가 아니다. 현실에 없는 만화 속 세계에서라도 강철의 철학과 의지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것이 강철과 오연주의 관계로 봐서는 슬픈 이별을 의미한다면, 슬프지만 거부할 수 없는 결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차원의 문이 온전할지는 미지수이며 오히려 사라질 가능성이 더욱 높다. 강철은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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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맥락 없이 키스하고 총 쏘고 뭐 이런 커플이 다 있나

Posted by 탁발
2016.07.28 06:49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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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하는 드라마에는 주인공의 유행어가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 하다못해 특이한 말투라도 있기 마련이다. W의 이종석도 예외는 아니어서 “맥락 없는”이란 말을 자주 쓰고 있다. 서서히 시청자들은 그런 이종석의 “맥락 없다는” 시크한 푸념의 대사에 길들여지고, 중독되어 가고 있는데, 그러서인지 맥락 없는 사건들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종석 스스로 한효주에게 “맥락 없다”고 한 행동을 하고, 오연주의 맥락 없는 행동은 아무 것도 아닌 엄청난 짓까지 해댄다. 이쯤 되면 맥락 없는 커플 등극이다.

 

아버지의 제자와 통화 중에 다시 만화 속으로 호출된 오연주는 정신을 잃은 채 윤소희(정유진)에게 발견되어 다시 강철의 팬트하우스로 옮겨졌다. 오연주가 쓰러진 이유는 과로. 그때 오연주는 단 5분 만에 두 달이 지나버린 일을 기억해내며 그럴 수도 있다며 수긍한다. 어떤 것도 가능한 것이 만화이기 때문에 묘하게 설득력을 갖는다.

 

그렇게 다시 강철의 곁으로 돌아온 오연주지만 본능적으로 현실로 돌아가고만 싶다. 팬이긴 하지만 아직 강철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머지않은 시기에 서로 사랑하게 된다면, 당연히 현실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이고 과연 어떤 방법으로 현실로 돌아가게 될지 미리부터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것은 나중 일이고, 일단은 이 맥락커플의 하는 짓이 정말 만화 같다. 대놓고 만화 속이니 개연성 따위 시비 거는 일은 불가능하다. 강철의 집요한 질문공세에 오연주는 강철의 뺨을 때리고는 느닷없이 키스를 한 이유가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라고 고백한다. 강철의 감정 변화가 오연주에게는 차원의 문인 셈이다.

 

그러자 강철은 오연주에게 다가가 키스를 한다. 자기도 그래놓고서 오연주는 강철의 그런 행동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아무리 맥락 없어도 키스는 키스이니 당연한 일이다.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의 키스를 이처럼 저렴하게 바겐세일을 하는 경우는 아마도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다.

 

설렐 틈도 주지 않는 맥락 없는 키스는 그러나 애교에 불과했다. 계속해서 오연주의 세계에 대해서 캐묻던 강철은 권총을 오연주에게 겨눈다. 설마 쏘겠나 싶었는데 진짜 쏴버렸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총알이 오연주의 가슴팍을 관통해 유리에 박혔는데도 오연주는 끄떡없었다.

 


강철은 오연주가 총을 맞아도 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깜짝 놀랄 일이다. 물론 여전히 이 사건이 만화 속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황당하지만 진짜 그럴 수 있냐는 말은 할 수가 없다. 대신 강철의 말을 그대로 믿는 수밖에 없다. 오연주가 불사신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근거는 강철의 말뿐이지만, 그것을 받아드리는 것이 이 드라마의 전제가 되니 시청자로서는 불만이 있어도 벙어리냉가슴일 뿐이다.

 

온통 말이 되지 않는 아니 맥락 없는 사건들의 대충돌이 일어나는데도 묘하게 그것을 따질 수 없는 묘한 상황. 이것은 또 다른 타임슬립 드라마 나인을 통해서 두 세계를 다루는 내공이 깊어진 송재정 작가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두 세계를 오가는 오연주의 미스터리, 만화가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만화 속 주인공 강철의 미스터리가 아주 극적으로 밝혀질 것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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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모두가 꿈꿔왔던 두 개의 세계가 열렸다

Posted by 탁발
2016.07.21 07:23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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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한효주의 새 드라마 W가 뛰어든 수목드라마는 전보다 더욱 치열한 시청률 각축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서로를 영혼의 동반자라 부르는 이종석과 김우빈이 나란히 그 전쟁의 선봉에 서 투쟁하게 된 묘한 구도 또한 호사가들에게는 꿀맛의 떡밥이다. 그리고 묘하게 닮은 한효주와 수지의 미모 경쟁도 점입가경으로 치닫게 되었다.

 


“여기는 내가 살고... 거기는 당신이 살죠...”

 

새로 수목드라마 전쟁에 가세한 W는 일단 케이블 드라마 나인으로 호평을 받았던 송재정 작가가 내놓은 또 하나의 판타지 드라마다. 현실의 세계와 웹툰의 세계를 오가게 되는 오연주(한효주)는 복잡한 일에 휘말리면서 겪게 되는 일들을 그리게 된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의 제목 W는 웹툰이면서 동시에 두 개의 세계를 의미한다.

 

만화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만화는 영화와 드라마보다 독자의 상상력의 의미가 더 크다. 2차원의 만화컷 사이의 단절된 동작과 감정은 채워줄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화 주인공은 현실 속 스타들과는 달리 독자인 나를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그런 만화 독자들이 적어도 한번은 해봤을 상상이 있다. 만화 속으로 들어가 내가 주인공이 되거나 혹은 주인공과 연애를 해봤으면...

 


나니아 연대기가 떠오른다는 아쉬움만 빼면 웹툰과 현실을 오간다는 판타지 설정은 탁월하다. 게다가 나인에서처럼 매우 촘촘한 스릴러 구성은 싱거운 멜로에 반응하지 않는 까다로운 시청자도 설득할 만한 꽤나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이종석과 한효주라면 기승전멜로라도 식상함을 씻어낼 만한 조합이다.

 

드라마도 보고, 만화도 보는 이중의 재미

 

앞서 나니아 연대기를 언급했지만 W에는 다른 점이 존재한다. 실사가 만화가가 되고, 만화가 실사가 되는 상황이 주는 묘한 재미다. 또한 두 차원을 다루는 드라마라면 반드시 챙겨야 할 애틋함은 이 드라마의 빼놓을 수 없는 감각적 요소다. 자주 오가기는 하지만 결국은 서로 다른 차원에 발을 딛고 있는 안타까움은 몰입하면 헤어날 수 없는 감정이다.

 


그렇게 두 개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게 될 두 사람의 이야기. 그것은 피안일 수도 있고, 백일몽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결말이 행복할 것이 너무도 명백한 행복한 꿈이 될 것이다. 얼굴에는 고작 가짜 웃음만 달고 사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잠시 잠들었다가 꾸게 되는 행복한 꿈쯤이야 뭐 어떻겠는가.

 

덥고 짜증나는 여름이라면 더욱 이런 꿈이 간절하다. 동이 이후 오랜만에 티비로 돌아온 한효주의 좌충우돌 두 세계 방황기로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MBC 주중 드라마가 인기를 얻지 못한 것과 두 개의 세계를 다루는 트렌디한 판타지에 적응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W의 시청률이 폭발할 것 같지는 않지만 점차 눈덩이처럼 인기를 불려나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어쨌든 선택이 너무 간단한 월화드라마와 달리 W의 가세로 골라보는 재미가 생긴 것은 시청자로서는 이득이다. 고민도 좀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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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남자 오달수 등 2015 대중문화예술상에 빛나는 29명의 얼굴들

Posted by 탁발
2015.10.28 21:08 시사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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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이 대세는 진정 대세인가 보다. 오늘 29일 열리는 2015 대중문화예술상의 대통령 표창 수상 대상자로 발표되었다. 별그대를 함께 이끈 김수현이 국무총리상을 받았지만 영화 암살의 원톱 여주인공으로 맹활약한 전지현의 존재감이 좀 더 컸던 것이 분명했다. 2015년을 가장 뜨겁게 보낸 여배우 전지현의 일 년을 축하하는 화려한 피날레 세리머니가 될 듯 하다.

 

물론 전지현이 가장 먼저 눈에 띌 뿐 주목하고 또 축하받아야 할 얼굴들이 즐비한 것이 이번 2015 대중문화예술상이라 할 것이다. 암을 극복하고 최근 정규앨범은 내놓으며 공연을 재가동한 이문세 역시 대통령 표창을 받을 예정이다. 그밖에도 이용, 이선영, 김광수, 정태성, 이호연 등 총 7명이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된다.

 

2015 대중문화예술상 수상자 명단



그렇지만 대중의 시선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은 아마도 국무총리 표창일 것이다. 박신혜, 아이유, 이종석 등 트렌드를 이끄는 젊은 연예인들의 명단이 올랐고, 티비가 외면한 비운의 한류 스타 JYJ(김재중, 박유천, 김준수)의 이름이 유독 크게 보인다. 그리고 김종국, 최정원, 김학래 등도 이들 젊은 스타들과 함께 나란히 국무총리 표창을 가슴에 안게 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충무로의 남자 오달수의 이름이 무척이나 반갑다. 오달수는 소위 말하는 명품조연이다. 그러나 올 한 해 오달수의 활약과 존재감은 그런 말로는 너무 부족하다. 암살, 국제시장, 베테랑까지 대박을 친 영화는 모두 그를 공통분모로 하고 있다. 그만큼 오달수는 이제 충무로에서 주연보다 더 귀한 조연이 된 배우다.

 

그런 그를 주목한 점에서 2015 대중문화예술상에 긍정적 시선을 보내게 된다. 실제로 이번 시상에서도 오달수를 제외하고는 소위 조연급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오달수가 이번에 받는 상은 조연상이 아니다. 오달수는 이미 세 편의 영화가 모두 빅 히트를 기록하며 이미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은 오달 수 본인은 물론 대중 역시 또 다른 의미를 새길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표창에는 걸스데이, 박현빈, 소찬취 등 가수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개그콘서트 옹알스팀도 수상을 위해 시상대에 오른다. 그래서 시상식의 볼거리라 할 수 있는 축하공연은 모두 이들의 자축 공연으로 채워졌다. 걸스데이, 옹알스, 최정원 등 수상자와 함께 국악퓨전밴드 미지(MIJI)와 아이돌 그룹 레인보우, 에이젝스, 에이프릴 등이 나서며 피날레는 JYJ가 맡는다.

 

시상 내용이나 축하공연 모두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이번 2015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은 29일 남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오후 2시에 열린다. 브이 앱을 통해서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중계를 볼 수 있어 낮시간의 시상식이라도 놓칠 염려는 없다.

 

사실 대중문화예술상은 대중에게 익숙지 않다. 오히려 부산국제영화제 등이 화려한 레드카펫의 화제성만큼이나 친숙한 정도다. 그렇지만 대중문화에는 영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한류의 최전방에는 아이돌 그룹들이 선전해오고 있다. 또한 만화, 드라마, 코미디, 패션등에서도 대한민국의 문화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바로 그런 이들을 시상대에 올려 상과 축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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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언론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국민영웅

Posted by 탁발
2014.12.11 07:04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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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이란 힘없는 소시민에게는 참 간절한 존재이다. 여전히 허무맹랑한 영웅 이야기가 영화로 떼돈을 벌어들이는 것을 보면 소시민들의 가슴 속에 맺힌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 있다. 그런 한편으로는 한국에는 너무 영웅이 없다는 느낌도 갖게 된다. 물론 요즘 같은 때에 미담은 위험할 수가 있다. 현실을 호도하는 구실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래도 영웅이 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숨길 수 없다. 누군가 나타나 답답한 속을 확 풀어줄 수만 있다면 다소의 위험은 감수할 수 있을 것 같다.

 

. 드라마 피노키오에서 영웅이 등장했다.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도주하던 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깁스한 다리로 길을 건너던 소년을 덮치려던 순간이었다. 이를 본 기재명은 순간적으로 가속페달을 밟아 미끄러지는 차를 향해 돌진해 끔찍한 사고를 면케 했다. 그런데 그 자리에 MSC 뉴스카메라가 있었다. 기막힌 우연이었다. 그러나 기재명과 최인하의 악연이 이어지는 바라지 않던 더 기막힌 우연까지 더해졌다.

 

우연히 MSC방송국 앞에서 송차옥과 최인하의 관계를 알게 된 기재명은 이 기회를 그냥 넘기려들지는 않았다. 이미 피를 본 기재명은 본래의 착한 심성을 잃은 상태이며, 자기 동생인 줄 모르는 최달포의 미심쩍은 행동에 기자에 대한 분노가 더 자극된 상황이었다. 기재명의 머리는 아주 신속하게 돌아갔다. 병원으로 찾아와 인터뷰를 요청하는 최인하를 보고는 본래의 선한 표정으로 가장했다.

 

 

그 모습을 본 최달포 아니 기재명의 동생 기하명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최인하를 그 자리에서 끌고나왔다. 그리고 이유를 말할 수는 없지만 기재명과 더는 접촉하지 말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 의외로 최인하는 달포의 부탁을 들어줬다. 어쩌면 기자로서 불가능한 약속을 한 것일지 모른다. 라인 일진이나 캡이 인터뷰를 지시하면 따를 수밖에 없는 수습기자인 최인하의 불안한 약속이었다.

 

그러나 그 불안함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최인하 아니 송차옥 주변으로 다가오는 기재명을 기억하는 카메라 기자가 아무것도 모르던 최인하에게 기재명과 송차옥의 13년 전 악연을 알려준 것이다. 그 사실로 인해 13년 동안 버려지지 않은 한 짝뿐인 신발의 의미를 알게 되고, 엄마바라기였던 최인하는 엄마가 사준 구두를 쓰레기통에 버려버릴 정도로 분노에 휩싸이게 됐다. 달포로서는 어떻게든 숨기고 싶던 진실이 엉뚱한 곳에서 불거져버린 것이다. 그 진실이 가져다줄 비극의 냄새가 너무도 짙다.

 

그런데 당장은 다가올 비극에 두려워할 수도 없다. 13년 전 한 영웅을 비겁자로 몰아세우고, 그로 인해 한 가족을 풍비박산냈던 송차옥이 이번에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영웅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단지 교통사고 건만을 놓고 본다면 기재명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영웅 그 자체였다. 그러나 송차옥의 MSC는 뉴스시청률을 위해 기재명을 필요 이상으로 치켜세웠다. 물론 미담이 필요한 대중의 필요를 긁어 시청률을 올리려는 목적일 뿐이다.

 

 

티비의 영향력은 무섭다. 기재명은 영웅을 넘어 스타가 됐다. 그러나 문제는 기재명을 스타로 만들고 있는 송차옥이 기재명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기재명이 과거 아버지를 모함한 사람들 3명을 죽인 살인자라는 사실까지는 모르고, 알고자 하지도 않았다. 다만 미담의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한 사실만 추려내 대중에게 전달했다. 그런 기재명의 사연을 전달하면서 진심이라고는 전혀 담기지 않은 사과를 하고, 진실을 전달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최달포에 의해 혹은 어떤 경로로든 기재명의 살인이 드러나게 된다면 그때도 언론은 똑같이 판에 박힌 어투로 사과할 것이며, 그보다는 두 얼굴의 살인마라며 역시나 시청률 올리기에 혈안이 될 것이다. 이번에도 그 살인의 원인이라는 팩트보다는 영웅 뒤에 가려진 살인자라는 임팩트만 부추길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기재명의 존재는 복수보다는 그런 천박한 언론의 실체를 벗겨내는 역할이 더욱 크다. 그래서 안타깝고 또한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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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피노키오 증후군이라는 가상의 소재로 이토록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의 필력이 정말 대단하네요.

피노키오. 키스보다 짙은 비극의 향기

Posted by 탁발
2014.12.05 07:01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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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가 등락의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마침내 기하명이 형을 찾았고, 그럼에도 모른 체 해야 하는 비극적 상황에도 시청자들이 외면했다는 것이 아쉬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6회에 이어 신입기자들의 그다지 리얼하지 않은 경찰서 생활이 다소 지루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8회는(대부분의 드라마는 짝수 회가 훨씬 더 흥미롭다) 달랐다. 말하나 마나 이종석과 박신혜의 키스신이 일단 요즘 말로 심쿵하기에 충분했다.

 

드라마에서 키스신 보는 것이 새삼스러울 리 없는 세상이다. 그래서 로맨스 작가라면 남다른 키스법을 고안해내는 것이 일단 필요하다. 피노키오의 키스법은 일단 그 새로움에 점수를 주고 싶다. 처음에는 하지 않는 줄 알았다. 입을 손으로 가리고 하는 것이 예전 인하 아버지의 상상 속에서 식빵키스를 선보였던 것을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안했지만 한 것보다 더한 감칠맛을 주었지만 곧바로 반전이 이어졌다.

 

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다가 막상 하니 평범한 키스신인데도 강렬했다. 이번 키스신이 좋은 것은 실제로 활용해도 좋은 방법이라는 점이다. 썸 타는 중인 두 사람이라면 손으로 입을 막는 키스 동작 정도는 장난스럽게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통하면 아주 자연스럽게 키스로 이어질 수 있는 그린라이트의 새로운 활용법이 아닐까 싶다. 이 방법이면 키스 해도 되냐고 묻지 않아도 묻고 대답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피노키오 8회에는 이 잘 만든 키스신보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7회에서 이어지는 기하명과 기재명의 비극의 성장이다. 7회 후반부에서 기하명은 형을 한눈에 알아봤지만,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살인사건과 연루된 것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알고도 모른 척을 해야 했다. 보통의 형제가 헤어졌어도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일은 더할 나위 없이 흥분되고, 기쁜 일이다. 기하명 형제에게 이 재회는 다른 어떤 이산가족 찾기에 비할 바가 아닌 것이다.

 

그러나 기하명은 형을 알고도 모른 체 해야 했다. 그 자체가 이 드라마의 비극이 자라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지만 동시에 기자로서 피할 수 없는 딜레마를 말하고 있다. 그렇게 복잡한 상황이 엮여 가는 8회의 부제가 문득 떠오른다. 운수 좋은 날이다. 평범하게 쓰는 말이지만 이것은 유명한 단편소설의 제목이 아니던가. 이 부제 하나로 8회의 상황들이 큰 힘을 얻게 됐다.

 

드라마로 모두 보여줄 수 없는 이미지들이 부제를 통해 보완되는 느낌이었다. 기구한 형제의 더 기구한 만남. 게다가 오해까지 겹치게 되는 상황들이 머피의 법칙보다 더 지독한 운수 좋은 날의 법칙에 가슴 짠하게 만든다. 그런 한편 기하명의 직업이 법관이 아니라 기자인 점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그랬다면 이 운명의 만남이 신파로 흐를 위험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극단을 피하고 딜레마와 직면하게 함으로써 동화 피노키오와 소설 운수 좋은 날은 적절하게 드라마 안에 녹아들 수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자의 딜레마 에피소드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 회차의 주제가 기자의 딜레마로 쏠리는 것을 방지하고, 형제의 비극에 집중해달라는 작가의 부탁으로 해석해도 좋을 듯 싶다.

 

 

잠시 샛길로 빠졌지만 어쨌든 기자로서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이미 다이어트 사망으로 진실의 폭풍에 휘청거려봤던 기하명이다. 그때는 수습기자의 미숙함이라는 핑계라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도 통할 리가 만무다. 그러나 기하명이 무엇을 선택하게 될지는 이미 정해졌다고도 할 수 있다. 이 드라마의 의도 자체가 기하명의 선택을 이미 결정해놓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형제의 비극은 설정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 리가 없다. 8회의 마지막 장면은 잔인할 정도로 비극적 상상을 자극했다.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도주 중이던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길을 건너던 어린이를 덮치는 절체절명의 순간 거기에는 기재명이 자신의 트럭에서 신호대기 중이었다가 주저함 없이 트럭을 향해 돌진해 어린이를 구했다.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기재명이 죽게 된다면 기하명이 짊어져야 하는 짐은 더욱 무거워진다. 또한 그 현장에는 최인하가 방송카메라와 함께 현장을 담고 있었다. 아주 많은 상상의 길을 열어놓은, 그렇지만 왠지 비극의 통로가 가장 넓은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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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녕 하세요.

    저는 '피노키오'의 극본이 '김은숙'작가로 지금까지
    착각을 했네요.. ㅜㅜ
    개인적으로 왠지 '박혜련'작가는 드라마보다는
    영화에 더 잘 어울리는
    작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요...
    • 그런 감쪽 같은 착각을 깨달을 때 흠칫 놀라게 되죠?
      저도 가끔 그런 착각과 실수를 해봐서 ....
      사실 이번 피노키오는 기대보다 살짝 약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유일하게 볼 만한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2. 흠칫 놀라는 정도면...약과죠...
    착각을 깨달을 때에는 이미 실수하고 있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여서 멘풍도 같이 동반했요...ㅜㅜㅜ

피노키오. 한 것도 안 한 것도 아닌 이상하고 애틋한 고백

Posted by 탁발
2014.11.27 06:59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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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로맨스를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렇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수도 없이 만들어지는 드라마들에 차고 넘치는 것이 러브라인이다. 삼각관계, 사각관계로 꼬아봤자 다 거기서 거기인 이야기들이다. 연애의 차별성을 상상해낼 수 없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박혜련 작가가 너목들 그리고 요즘 방영되고 있는 피노키오에서 여전히 대중들의 칭찬을 받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박혜련의 연애는 흔치 않은 특별함이 있다.

 

박혜련 작가의 러브라인은 튀지 않게 독특하다. 피노키오 증후군인 최인하(박신혜)는 자신도 몰랐던 최달포(이종석)에 대한 감정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저 앓기만 하면 되는데 피노키오인 인하는 그러지 못한다. 그 감정을 털어놓기 전에는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무슨 말을 해도 마치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인하로서는 쉽게 감정을 털어놓을 수도 없는 처지다. 달포는 어쨌든 법적으로 인하의 삼촌이다. 또한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면서 단 한 번도 이성의 감정을 알지 못한 채 서로는 가족일 뿐이라는 허구의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오랜 인식의 습관을 쉽게 깨지는 못하는 것이다. 인하 입장에서는 믿을 수도 없고, 믿지 않을 수도 없는 마음의 장난인 것이다. 그러던 인하에게 반전이 찾아온다.

 

YGN의 매체 신뢰도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MSC에서 홍보용으로 인하를 신입기자로 채용하기로 한 것이다. 하필 그 아이디어를 낸 것이 인하를 버린 엄마 송차옥(진경)이라는 것이 걸리기는 하지만 인하는 그토록 원하던 기자가 되기로 결심을 굳힌다. 다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할 것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딸꾹질을 멈추게 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인하는 기자가 되기 위해서 달포에게 힘든 고백을 털어놓는다.

 


인하로서는 참 억울한 고백이자, 참 재미없는 고백이다. 떨리지만 떨림이 없고, 고백하지만 듣지 말아야 하는 고백인 것이다. 이 장면이 참 흥미로웠다. 그리고 사실 많이 아픈 대목이기도 했다. 10여 년간을 몰랐던 감정을 막 알게 됐는데, 그 감정을 결코 자기 것으로 받아드릴 수 없는 신종 갑돌이와 갑순이의 러브 스토리인 셈이다.


그 고백을 대하는 달포도 속이 메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하다. 인하는 몰랐다가 이제 막 알게 된 것이니까 혼란 때문에라도 감정을 이겨낸다지만 긴 시간 인하에 대한 감정을 억지로 드러나지 않게 억눌러야 했던 달포에게 인하의 갑작스럽지만 고백은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어야 했겠는가. 그러나 달포는 인하의 고백을 듣고도 듣지 않은 것이 되어야 하기에 또 참 억울하기만 하다.

 

물론 이대로 끝은 아닐 것이다. 어쨌든 달포와 인하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생판 남이 아니던가. 다소 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달포와 인하가 연애한다고 해서 윤리적으로 잘못된 것은 전혀 없다. 다만 오랜 시간 같은 호적에 놓여 있던 삼촌과 조카가 어느 순간 남자와 여자로 마주설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물론 거기에는 적지 않은 고통의 여과를 통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참 독특한 연애가 아닐 수 없다. 조카 같은 연하남에게 반하는 것이나 우주인과 과거의 여자가 만나는 것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운 상상의 소산이다. 그러면서도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사랑해선 안 되는비극의 모티브까지 갖췄으니 구성의 뿌리까지 깊다. 거기에다가 달포의 형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물리적으로 저지르고 있어 형제의 비극까지 자라고 있어 이들의 연애는 더욱 애틋해질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피노키오의 사랑. 점점 더 흥미로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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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짜 애틋하죠. 정말 매폄마다 이렇게 재미있고 ㅎ 다음편도 기대되는 드라마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피노키오. 허구를 이겨내는 주제의 힘과 설렘

Posted by 탁발
2014.11.21 09:13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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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가 4회 만에 두 자리 수 시청률을 달성했다. 그리고 아주 조금이지만 비스터백은 여전히 주춤하는 형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왕의 얼굴은 나쁘지 않은 출발을 보였으나 곧바로 기세가 꺾였다. 일단 피노키오의 순항은 반가운 일이다. 이처럼 피노키오의 순항에는 몇 가지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우려일까 배려일까 상상이 가져다 준 설렘

 

인하의 아버지 달평은 오래 전부터 달포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결국에 달포에게 인하는 꿈도 꾸지 말라는 말을 하고 말았다. 달포 역시 마음만 품을 뿐 인하에게 그것을 드러낼 의도는 전혀 없다는 자신도 모를 약속을 한다. 그러나 시청자는 안다. 달포와 인하가 연애를 하지 않는 일은 없다는 것을. 그렇게 아무도 믿지 않을 달포의 약속은 흥미롭게도 그 연애를 가장 경계하는 달평의 상상 속에서 설렘으로 파기의 복선은 강하게 드리웠다.

 

달포와 인하가 동시에 YGN에 동시에 합격할 수도 있다는 한 마디에 상상력에 폭주현상을 보인 달평. 급기야 식빵 한 조각을 입에 물고 달포 넥타이를 고쳐주는 인하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달포는 마치 키스를 하듯이 인하가 물고 있던 식빵 다른 끝을 베어 무는데. 차라리 키스가 낫지 이건 키스보다 더한 러브신이다. 게다가 상상이라는 것을 알고 하는 상상이기에 그 설렘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달평이 과연 달포와 인하 사이를 가로막는 장애인지 중매쟁인지 알 수 없는 장면이었다.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YGN의 신입기자

 

YGN의 파격적인 신입사원 모집은 시청자에게 달포와 인하의 식빵키스만큼이나 큰 설렘을 줬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언론사 블라인드 테스트라니. 학벌차별에 의한 정당한 실력경쟁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현실에 대한 비꼼이 담겨진 박혜련 식의 풍자법이기도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자인 달포가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허구의 설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구라는 면이 더욱 아프게 느껴지게 되는 복잡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건강한 드라마라면 적어도 현실을 깨는 상상 혹은 공상이라도 갖게 해야 옳다. 신데렐라의 헛된 욕망을 자극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근사한 허구라고 할 수 있다. 상업드라마라는 것이 기승전연애일 수밖에 없어서 그 구성을 거부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안에서 얼마든지 진실이라든지, 혹은 풍자와 비판을 담는 반란을 시도해야 좋은 작가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박혜련 작가는 좋은 작가라는 말을 들어도 좋다.

 

물 오른 이종석의 연기가 주는 실감

 


드라마가 힘써 허구를 달리더라도 정작 배우들은 그것이 허구라는 인상을 남겨서는 안 된다. 그래서 배우에게는 남다른 외모도 필요하고,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연기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외모야 이미 말할 필요도 없는 이종석이고, 학교 때부터 연기도 문제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번 역할은 쉬우면서도 어려운 도전이었다. 개인의 원한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그것이 진실을 왜곡하는 현실에 대한 공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작부터 그 감정을 다 보일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천천히 그 감정의 크기를 키워가야 한다. 그래서 더 힘들다.

 

그런데 이종석의 연기가 물이 오르고 있다. 이종석은 빠르게 전개된 4회에서 화내고, 슬퍼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동시에 가장 어려운 감정을 빠져들게 연기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아니 본인 스스로 그 감정에 빠져있다는 느낌을 충분히 전달해냈다. 시청자로 하여금 화내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화나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느낄 수 있다. 이종석이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연기자로서 진화하고 있다는 반가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피노키오는 허구의 피노키오 증후군이라는 것을 만들어낸 것부터가 비현실의 현실감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그러나 그 허구 속에 기자가 거짓을 전달한다는 설정은 허구가 아닌 것이 이 드라마의 시작점이자 뼈아픈 현실의 자각이다. 그것이 깨고자 도전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헛된 욕망이나 부추기는 여느 드라마와 달리 피노키오에 몰두해도 좋은 이유가 되고 있다. 어쩌면 식빵키스보다 그 진실에 대한 갈망이라는 주제가 더욱 사람을 설레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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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 또한 피노키오를 보며 같은 생각을 했었답니다. 비현실을 리얼리티로 이끄는 힘이 대단한 작가 같아요. 올 겨울 최고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봅니다.

피노키오. 장난스럽고 기발한 카메오 이보영 활용법

Posted by 탁발
2014.11.20 07:50 티비가요/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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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속에 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혜성이었다. 벌써 너목들의 장혜성의 이름을 잊지 않았다면 이종석이 운전하는 택시의 네비게이션이 왜 혜성네비였는지, 그 혜성이 누구였는지 금세 알 수 있었을 것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아차리자마자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작가의 장난기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문득 너목들에서의 이보영이 주마등처럼 지나쳤다.

 

작가는 혹시라도 시청자들이 모르고 지나칠까 걱정이었는지 굳이 네비게이션에 혜성이라는 이름을 꾹 박아놓았다. 그러나 그 점은 기우였을 것이다. 심지어 이종석이 네비게이션을 향해서 혜성아하고 부르는 장면까지 있는데 반가운 목소리 이보영을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보영이 의리를 지키기 위해 카메오로 출연한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좀 많이 의외였다.

 


한편으로는 목소리 그것도 감정 없는 네비게이션 기계음으로 출연한 것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면서도 거꾸로 더 짜릿한 반전의 묘미도 있었다. 어쨌든 분명한 건 아직도 너목들의 이보영을 쉬이 놓지 못하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아주 반가운 일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 출연이 아니라 목소리만 들려준 것이 분명 아쉽기는 하지만 그만큼 감칠맛이 있었고, 전작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은유적으로, 효과적으로 강조한 셈이 됐다. 분명 장난기가 가득한 카메오 활용법이었지만 기발했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얼굴 한 번 비쳐줬으면 하는 미련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한편 박신혜는 그토록 원하던 두 가지를 동시에 이룰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하나는 방송기자가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엄마를 만나는 일이다. 박신혜는 방송사 신입기자 시험에 최종 면접까지 올랐고, 때마침 박신혜의 엄마 진경은 해외 특파원을 마치고 돌아와 신입사원 면접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흔한 모녀상봉의 모습은 없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진경은 딸 박신혜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자신을 기다리던 박신혜에게 나는 너를 보고 싶어 할 만큼 한가하지 않았어라는 냉정한 말을 남겼을 뿐이다. 엄마를 만날 수 있는 이 순간을 13년간이나 기다렸던 박신혜에게 이 말은 비수보다 더 날카롭고 예리하게 가슴을 베어버리는 것이었다. 드라마에 몰입하자면 진경에게 버럭 화라도 나야 맞는 상황이지만, 그보다는 왜 진경이 엄마라는 본능을 이처럼 매몰차게 차단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먼저 들었다.

 


아마도 그 이유가 진경을 사실을 왜곡, 과장하는 기자로 만든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막연한 추측을 갖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나중 일이다. 엄마로부터 차마 생각지도 못한 차가운 말을 들은 박신혜는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사실 13년 간이나 연락 한 번 하지 않은 엄마라면 애초에 따뜻한 환대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머리가 하는 일이고 13년이나 오직 그리움 하나로 뛴 가슴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이종석은 박신혜와 함께 기자가 되기로 결심을 하게 된다. 택시에서 만난 진경이 말한 박신혜의 탈락 이유. 진실이 기자가 되기에 결정적 하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대단히 낭만적인 이유지만, 진경에게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기도 하다. 이종석이 찾은 복수는 다름 아닌 진실이라는 것을 성립시킨 것이다. 그 진실의 힘을 어떻게 끌어오게 될지 이제부터 이 드라마에 기대했던 것들이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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